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 '20년 2.6조 적자 → '21년 1.8조 흑자

2022.01.31 01:50:23

국제유가...'20년 최저 30달러 → '21년 최고 81달러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연간 1조7656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회사로서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지만 한 해 전만 해도 2조5688억원의 적자가 난 것을 감안하면, 단 1년만에 회사 수익이 이렇게 크게 변화됐다는 것이 눈에 띈다.


이유는 하나다. 2020년에는 유가가 배럴당 30달러까지 떨어졌지만, 2021년에는 81달러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정제마진도 2020년에는 -1.5달러까지 떨어졌었지만, 2021년에는 7.5달러까지 상승했고 올해 들어와서는 8~9달러를 오고간다. 정유업계에서는 정유사들의 손익분기 정제마진을 4달러 선으로 보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크게 흑자가 나고 유가가 떨어지면 크게 적자가 난다. 물론 이러한 수익구조가 SK이노베이션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국내 정유빅4라 불리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가 모두 쌍동이 같은 실적그래프를 그린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가 아직 2021년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2020년까지 실적 그래프를 그려보면 정유빅4의 그래프가 복사한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목을 달아 놓지 않으면 어느 회사의 그래프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또, 이런 정유사의 판박이 실적 추이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추이를 그대로 따라간다.


100달러 하던 유가가 2013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서 2015년에 20달러 대로 바닥을 치고 2016년부터 오르기 시작한다. 정유빅4의 영업이익은 2014년에 바닥을 치고 2015년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1년 여 시차가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원유 주문 시점과 정유사들이 원유를 받는 시점, 그리고 원유를 정제해서 판매하는 시간 차이를 6개월에서 1년으로 보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유가는 다시 2015년에 보여줬던 수준으로 하락했고 2021년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정유빅4는 2020년 일제히 수천 억원의 적자를 냈다. 규모가 가장 큰 SK이노베이션은 2조6천 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그리고 2021년 유가가 오르자 SK이노베이션은 다시 1조8천 억원의 흑자를 냈다. 업계에서는 다른 정유사들도 또 다시 쌍동이 처럼 급등한 실적 그래프를 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정유사들이 유가 변화에 목을 걸고 끌려다니는 것은 우리 정유사들의 사업구조가 정유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정유사들이 통제할 수 없는 국제적인 경제상황은 물론 정치상황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화무쌍하게 오르내린다. 그만큼 정유사들의 실적도 통제할 수 없이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며 회사의 경영 안정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SK이노베이션이 이번 2021년 실적발표와 함께 공개한 사업부문별 실적을 보면 석유사업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63%를 차지한다. 영업이익은 66%를 차지한다. 여전히 석유사업의 영업실적, 즉 국제 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에 실적을 발표하면서 배터리 사업과 소재 사업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석유사업에 지나치게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면서 미래의 먹거리로 회사가 강조하고 있는 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의 2021년 연간 매출은 전년 1조 6102억원 대비 약 90% 증가한 3조398억원을 달성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상업 가동을 시작한 중국 옌청 및 혜주 공장 등 해외 배터리 공장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831억원 적자로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은 올해 1분기 미국 1공장 및 헝가리 2공장이 상업 가동을 시작하면 포드, 폭스바겐 등 고객사 판매물량이 대폭 증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연간 매출액도 6조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 2공장은 2023년 1분기, 중국 옌청 3 공장과 헝가리 3공장은 2024년 상업 가동에 들어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 포드와의 JV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 공장은 올해 2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5년부터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재사업에 대해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상업 가동을 시작한 폴란드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공장과 중국 신규 공장이 본격 상업 가동에 들어가 올해 매출액 및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 말 생산능력은 15.3억㎡에서 2023년 20.8억로 증가하고, 2025년에는 40.2억로 해외 설비 확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런 배터리와 소재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변덕스런 유가 변화로 부터 SK이노베이션에 수익안전성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성희 기자 moonsh@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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