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넘치는 쓰레기통 모습 [사진=셔터스톡]](http://www.biznews.or.kr/data/photos/20250729/art_17525451905339_826dd6.jpg)
쓰레기를 분류하고, 각 용도에 맞는 봉투에 담아 버리는 것은 내게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당연시되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도입된 것은 30년 정도에 불과하다.
‘버리는 쓰레기는 규격봉투에 담아 내놓아야 합니다’라는 말은 당시 사람들에게 낯설고 충격적인 변화였다. 갑자기 쓰레기를 돈 내고 버려야 한다는 생각에 당혹스러움을 표하며 전국이 술렁였다.
가짜 종량제 봉투까지 나오는 해프닝이 있는가 하면, 무단 투기도 여전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흐른 지금, 아파트나 오피스텔 벽의 ‘일반쓰레기·재활용·음식물 분리 배출법’ 포스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자주 보지만, 분류법은 여전히 어렵다.
이런 쓰레기 종량제의 기본 취지는 시민들의 비용과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환경 보호’인데,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보인다.
자취하던 시절, 당시 내가 살던 곳은 건물 앞 일반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하는 시스템이었다. 어느 날, 어떤 아주머니가 누군가가 내놓은 종량제 봉투를 자연스럽게 열어 본인의 쓰레기를 버리고 다시 봉투 잠구는 행위를 본 적이 있다.
버려진 종량제 쓰레기 봉투 위에 꾹꾹 담아 넣은 그 아주머니는, 본인의 어떤 쓰레기를 까만 봉지에 넣어 다른 이의 봉투에 아무렇지도 않게 넣은 것일까.
만약 그 쓰레기가 일반 쓰레기가 아니거나 문제가 있는 쓰레기였다면 책임은 누가 지나? 힘들게 분류해서 일반 쓰레기를 바르게 버린 사람은 무슨 죄며, 그런 행동이 환경에 어떤 악영향을 줄까? 나는 혼란스러웠다.
심지어 그렇게 억지로 다른 봉투에 넣다가 옆구리가 터진 쓰레기를 다시 처리하는 비용은? 이 더운 날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로 인한 악취나 환경 오염은?
그 분은 이런 것들보다 본인 쓰레기를 공짜로 버렸다는 사실에 만족하는지, 여전히 그렇게 쓰레기를 버리고 다니는지 궁금해졌다.
그런데 최근 들려오는 사례들을 보면, 더 황당한 일들도 있다.
조금 헐거워 보이는 종량제 봉투를 풀어, 본인이 가져온 쓰레기를 넣어 버리고, 심지어 종량제 쓰레기 봉투 안에 있는 내용물은 다 쏟아버리곤 봉투만 가져간다고 한다. 본인들의 ‘봉투 비용 절감’이라는 말로 포장해보려 해도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넷제로 시대, 친환경 추세에서 그것에 보태진 못할지라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몇 백 원 아끼려다,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만들어선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