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공급 과잉·우크라이나 협상 진전 속 5년래 최저치 근접

  • 등록 2025.12.17 09: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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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완화와 경기 둔화 맞물리며 급격한 하락세 전환
WTI 배럴당 55달러선 밑돌기도.. 나흘 연속 하락은 두달만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국제 유가가 지정학적 긴장 완화와 경기 둔화라는 상반된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이 진전을 보이며 공급 확대 기대가 커진 가운데,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부진한 경제 지표가 수요 감소 우려를 부각시켰다. 


<로이터>는 17일 이같은 내용을 전하며 국제 유가의 하락 전환을 짚고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12월 16일 브렌트유와 WTI 가격은 모두 소폭 하락하며 이러한 흐름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브렌트유는 배럴당 60.32달러로 전일 대비 0.4% 떨어졌고,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56.60달러로 0.39% 하락했다. 이는 시장이 러시아 제재 완화 가능성에 따른 공급 증가 기대와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를 동시에 반영한 결과다.


로이터는 이런 시장 흐름을 이끈 주요인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 진전을 꼽았다.  전쟁 종전에 따른 제재 완화 가능성의 상승이 러시아산 원유의 증산을 이끌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것. 리시아산 원유가 다시 국제 시장에 더 많이 공급될 수 있다는 전망은 투자자들에게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동시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NATO식 안보 보장을 제안했다는 소식은 협상 기대감을 강화하며 지정학적 긴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유조선을 압류한 사건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시장이 공급 차질보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협상 진전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비 지표가 예상보다 약세를 보이면서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의 수요 둔화 우려가 확대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단기 변동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수급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변수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가 하락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원유 가격이 안정되면 주요국의 물가 상승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중국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OPEC+의 생산 전략에 새로운 변수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이러한 요인들이 단기적으로는 가격 하락을 유도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OPEC+의 생산 조정과 국제 협상 결과에 따라 유가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흐름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16일(미국 동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55달러(2.73%) 급락한 배럴당 55.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월물 종가 기준 지난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를 하루 만에 다시 썼다.


WTI는 오전 장중 3% 넘게 굴러떨어지면서 배럴당 55달러 선을 소폭 밑돌기도 했다. 나흘 내리 하락한 것은 지난 9월 말~10월 초 이후 처음이다. WTI는 지난 11일부터 4거래일 연속 밀리는 동안 총 3.19달러(5.46%) 빠졌다. 공급 과잉 우려에 무게가 실리면서 2개월여 만에 가장 긴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런 흐름은 앞서 로이터의 보도에서 드러났듯 우크라아니 종전 협상의 진전에 따른 것으로 현재 시장의 초점은 협상 타결 후 러시아산 원유가 쏟아져 나올 가능성으로 차츰 이동하는 분위기다.


손영남 기자 son361@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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