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이유린 기자] 발전소는 지역 산업의 씨앗이라 불릴 만큼 경제적 파급력이 크지만 실제로 그를 지역에 유치하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주민 수용성 부족이나 환경 훼손 우려로 인해 극심한 반발을 불러오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거의 모든 발전소 유치 지역에서 발견되는 일이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거센 지역 반발과 갈등을 봉합할 치밀한 준비가 뒤따른다면 사실 발전소 건설은 갈등의 불씨가 아닌 지역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도 있는 탓이다.
조만간 왕숙신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질 대규모 공사현장에서 이와 관련된 희망적인 청신호를 발견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단순한 발전소가 아닌, 지역 발전을 담보할 초석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왕숙신도시 500MW급 친환경발전소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 스마트에너지 생태계 여는 핵심 에너지 인프라
신도시 입주는 필연적으로 지역 생태계의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다양한 생활 인프라는 물론이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수많은 기간 시설의 증설을 필요로 하는 탓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늘어난 에너지 수요량에 대처하는 일이다.
새로이 추가될 대규모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신도시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에 들어설 왕숙신도시 열병합발전소가 착공을 앞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친환경발전소는 왕숙신도시를 넘어 주변 지역에로까지 영향을 미칠 주요 사업이다. 당장 500MW급 발전소의 가동에 따른 이익이 적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해당 발전소는 전기와 열을 동시에 공급하는 고효율 열병합 발전 방식으로 향후 6만 8천 세대에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이로 인해 현재 8.9% 수준인 남양주시 에너지 자립도는 향후 63.7%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에너지 공급의 불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중점 사업이기도 하다. 신도시의 존립을 위해 무엇보다 필수적인 사업이지만 이의 유치가 결정되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곳이 바로 ㈜남양주열병합이다. 남양주열병합은 한국서부발전(70%)과 나래에너지서비스(30%)가 공동 출자하여 설립한 집단에너지사업자로, 2022년 9월 남양주 왕숙 및 왕숙2지구 집단에너지사업자로 산업부 허가를 받아 고효율·친환경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기본설계, 환경영향평가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후 지난 8월, 한국전력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와 ‘345kV 남양주변전소 건설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나선 상태다. 왕숙신도시 내 친환경 열병합발전소 건설 사업이 관련 기관뿐 아니라 인허가 기관인 산업부와 남양주시청의 협조를 받으면서 본격 궤도에 오른 배경이다.
이번 협약으로 LH는 발전소와 변전소 사업부지 및 기반시설 등을 제공하게 되며, 한전은 남양주열병합에서 생산된 500MW 전기를 345kV 남양주변전소를 통해 왕숙지구 등 인근 수요지에 전기를 공급하게 된다. 모든 준비가 갖춰진 만큼 조속한 열병합발전소 건설이 이뤄질 전망이다. 25년 5월 착수 예정인 공사는 28년 6월 준공 목표로 제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벌써부터 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발전소 계획은 단순한 에너지 공급을 넘어, 남양주시의 산업생태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파급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에너지와 ICT 산업 연계,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센터 유치 등 고도화된 융복합 산업 유입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남양주열병합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역 내 고용창출과 경제 활성화 효과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왕숙신도시의 성공적인 항해가 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번 발전소 건설은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사업이다. 당연히 성공적인 착공과 완공을 위해 남양주열병합 임직원들은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열병합발전소 유치 시마다 따르는 지역 불만이 그것이다. 특히나 이번 발전 시설은 신도시 한복판에 들어서는 만큼 이에 대한 우려는 타 지역의 그것을 능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남양주열병합 문제중 대표이사는 “이번 사업은 주거안정, 탄소중립,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복합 인프라 구축의 모범 사례”라며 “민관 협력을 통해 남양주를 대표적인 친환경 스마트도시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문 대표의 말처럼 이번 발전소 사업이 향후 이어질 지역 에너지 인프라 구축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갈수록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일은 우리의 미래를 담보하는 일이기도 한 때문이다. 왕숙신도시 친환경발전소가 내놓을 모범답안은 그래서 한치의 흠결도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