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강민구 기자]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지난해에 SK이노베이션, S-OIL 등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현대오일뱅크가 정유부문에서 적지 않은 이익을 시현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러한 실적에 대해서 정유사업부문이 IMO2020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효과가 나타났으며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비중도 50% 육박하는 등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다각화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가 6일 발표한 2019년 잠정실적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매출은 21조1,168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5,22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8%, 21% 감소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2.5%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출 대비 당기순이익이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회사는 규모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쟁사보다 높은 3,12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경쟁사들의 당기순이익이 1,000억 원에 못 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오일뱅크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658억원, S-OIL은 865억원을 기록했다.
또, 지분법 적용 대상인 현대코스모와 현대쉘베이스오일 실적까지 합치면 전체 영업이익은 6,308억 원에 달한다. 현대코스모는 방향족 석유화학사업, 현대쉘베이스오일은 윤활기유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휘발유 등 주요 석유제품 수요 감소로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작년 한 때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국내외 정유사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정유부문에서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3,306억 원, 영업이익률 1.7%로 선방했다.
설비 고도화와 원유 다변화 전략으로 정유부문에서 전통적으로 강한 면모를 보여 왔던 현대오일뱅크가 IMO 2020에 따른 저유황 선박유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더욱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연결 기준으로 석유화학, 카본블랙, 유류저장사업 등 비정유부문에서 연간 영업이익 1,914억 원을 기록했다. 지분법 적용 대상 회사까지 합산한 기준으로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비중은 47.6%를 기록해 그동안 추진한 사업다각화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조3,522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1,090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1,578억 원보다 30.9%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753억 원 적자에서 2,843억 원 늘어나며 흑자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