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런 태도는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억제하려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에 대해 취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해서도 제재에 나설 의지가 있는지를 시험하는 조치로 여겨진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8일(미 현지시간) “8월 말 러시아의 ‘Arctic LNG 2’ 프로젝트를 통해 사상 최초의 해외 LNG수입을 실행한 중국은 이제 블랙리스트에 오른 러시아산 LNG를 더 많이 수입하고 있으며, 중국 남부의 베이하이(북해) 터미널을 수입항으로 지정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베이징은 국제 교류가 제한적인 단일 항구를 선택, 자국 가스산업 전반을 보복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실제 최종 사용자가 드러나지 않도록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를 통해 러시아산 LNG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취재원의 말을 인용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영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를 포함한 중국 수입업체들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인 미국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베이하이 항구로 유입되는 정기 물량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 또 여러 해외 무역업체들도 같은 이유로 베이하이 항구를 기피하고 있다.
중국의 Arctic LNG 2 첫 화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중국 측 대표단과의 회담을 앞두고 수송, 상징적 제스처로 여겨졌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화물을 계속 수용, 더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 모스크바를 압박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휘말릴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고 표현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모스크바와의 석유 거래에서 인도를 특별히 지목한 반면, 베이징은 지금까지 비슷한 비판이나 경제적 처벌을 피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블룸버그>는 자체 수집한 선박 추적 데이터를 인용, “Arctic LNG 2 프로젝트의 세 번째 연료 선적이 이르면 8일(현지시간) 중국 남부에 도착할 예정이며, 최소 4척의 선박이 추가로 운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기사에서 밝혔다.
이 러시아 프로젝트는 2023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 행정부의 제재 이후 구매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제재는 러시아 에너지 수출과 수입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였기 때문이다. 러시아 LNG는 지난해부터 그림자 선단(dark fleet)을 통해 LNG를 운송하기 시작했다. 8월말 중국 항구까지 성공리에 운송된 것은 외국 항구에 닿은 최초의 사례였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선적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극 LNG 2 프로젝트’에 따라 탄화수소 연료 수출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이는 기업과 선박에 대해 신속하게 제재를 가했던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블룸버그>는 “중국 기업들은 오랫동안 미국 수출 시설과 장기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미국을 경유하는 것을 꺼려 왔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