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본, 미국과 관세협상 때부터 알래스카 LNG 사업 타당성 검토

  • 등록 2025.09.10 16:32:11
크게보기

"우드맥킨지 타당성 검토용역 맡기려면 실무상 최소 2달 걸린다 "
민・관・금융이 함께 움직이는 ‘주식회사 일본’…남는 가스 되팔기도



[산업경제뉴스]  중국에 이어 단일국가 기준 세계 2위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인 일본이 알래스카 LNG 구매와 개발사업 참여를 본격 검토(로이터 보도)에 나선 가운데, 일본 에너지 산업계 주류는 비용 자체와 비용대비 수익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5500억 달러(약 80조 엔)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으며, 이에는 알래스카 LNG에 대한 일본 측의 검토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일 관세협상 당시 합작기업(Joint Venture, JV)로 참여한다고 공식 밝힌 바 있다. 


일본은 가스를 수입해 팔기도 한다

미국은 일본이 총사업비 440억 달러(약 6조 4천억 엔)가 소요되는 파이프라인 및 액화 설비 건설을 위한 자금을 개발회사에 출자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본지가 일본경제신문(넷케이) 등 일본 신문 보도와 일본 에너지 전문가들의 논평을 종합 취재한 결과,    알래스카 프로젝트의 경우 LNG 가격이 높아질 수 있어 판매용 가스 고객 찾기가 힘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자국내 천연가스 수요 이상을 수입해 타국에 파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하지만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남부 니키스키항까지 파이프라인 운송비용을 추가로 부담, 비용이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일본의 주요 LNG 수입회사인 JERA와 도쿄가스는 비용적인 측면이 불확실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은 국가역량을 결집한다는 의미의 ‘히노마루(日の丸, 직역하면 일본 국기 일장기)’ 프로젝트로 LNG 및 자원개발을 성공리에 추진해왔다. 러시아 사할린 가스전 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에 일본 정부와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참여, 안정적 가스 공급망을 확보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일본 INPEX사가 주도적으로 참여, 개발에 성공한 호주 익시스 LNG 사례, 일본 정부가 자금 지원을 약속하며 이라크 유전 개발권 획득을 추진한 이라크 나시리야 유전 사례 등도 유명한 성공 사례다.


일본, 에너지 안보 위해 투자 참여할 가능성 높아

익명을 요구한 일본 에너지 전문가는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에서 일본은 단순히 자원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개발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자원의 자주적 개발비율을 높이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접근한다”고 귀띔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부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 1300km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부 니키스키로 운송한 후 3개의 액화 플랜트에서 LNG로 만드는 거대 사업이다. 일본은 지난 1980년경부터 검토하기 시작했다. 연간 생산량 2000만 톤은 일본의 총 가스 수요의 3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니키스키 LNG항에서 일본까지 운송기간은 약 8일로, 미국 남부 다른 지역보다 가까운 거리다.

현재 호주산 LNG 의존도가 높은 일본으로서는 지리적 이점 이외에도 구매선 다각화를 통한 에너지 안보 차원의 고려도 크다. 


정부・기업・금융기관이 한 몸인 '주식회사 일본'

일본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미쓰비씨나 미쯔이 등 종합상사들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에너지 빈국인 일본의 특성상 통상 해외 유전이나 가스전, 광물 자원개발사업에는 정부・금융기관・기업이 혼연일체가 돼 추진한다. 정부산하기관인 일본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가 민간 기업들과 함께 해외 자원 개발에 참여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JOGMEC이 자본금이 적어 결국 종합상사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에너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일본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진행 중이던 지난 6월부터 이미 사업타당성 검토를 진지하게 진행한 정황이 발견된다. 기자와 알래스카에서 동행 취재한  에너지 전문가는 본지 인터뷰에서 “일본이 우드맥킨지에 알래스카 LNG 사업타당성 용역을 줬다고 최근 언론에 알려졌지만, 실무상 칸설팅을 의뢰하는 데만 2개월이 소요된다고 보면 최소 6월쯤 이미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일본은 정부와 금융기관이 민간기업과 함께 움직이는 하나의 큰 주식회사”라며 “한국이 주도적 사업 참여 타이밍을 놓치면 결국은 사업에 참여하면서도 관련 이권을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현 기자 dipsey.lee@yandex.com
Copyright Biznews. All rights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회사명 : 주식회사 지식품앗이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8-73852 ㅣ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아04803ㅣ등록일 : 2017.10.26ㅣ발행일 : 2017년 11월 5일 제호 : 산업경제뉴스 ㅣ발행인 : 양학섭ㅣ편집인 : 민경종 주소 : 03443 서울 은평구 증산로17길 43-1, 제이제이한성B/D B1 (신사동) ㅣ 전화번호 : 070-4895-4690 Copyright Biz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