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락가락 주택통계 "집값 상승세? 하락세?"

2020.09.04 04:34:55

8월 아파트 가격...한국감정원 "하락세" vs 부동산114 "상승세"



집값은 오르고 있는 건가? 내리고 있는 건가? 최근 3~4년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오르면서 온 국민이 주택가격 변화에 극도로 민감해져 있다.


집값 변동에 혼란과 불안감을 느끼면서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은 있는 사람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사람대로 시장 조사기관의 주택가격 통계 수치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관심도를 반영하듯 주택관련 공공기관이나 연구소에서는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저마다 주택가격 통계를 내놓는다. 


그러나 문제는 통계마다 결과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변동폭의 차이를 넘어서서 심한 경우 어느 기관은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하는데, 다른 기관은 내리고 있다는 등 완전히 상반된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 


물론 통계를 작성하는 기준과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 차이가 너무 심하고 또 실제로 일반인들은 그런 복잡한 기준까지 따질 여력이 없어 도통 헛갈리기 일쑤다.


특히 지난 7월 10일과 8월 4일 정부가 전례 없이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자 국민들의 관심은 8월 주택가격이 어떻게 변화하느냐 하는데 관심이 쏠렸다. 


과연 정부의 정책 효과가 나타나 집값이 내릴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그래왔던 것 처럼 정책은 나몰라라 하고 집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인지 모두가 궁금해 하고 있다.


지난 1일 한국감정원은 주택가격 동향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7.10 부동산대책과 8.4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 이후 주택 매매가격의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0.14% 였던 주택상승률이 7월에 0.61%까지 올라갔지만 8월에는 0.47%로 떨어졌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감정원은 7.10대책에 대한 세법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와 주택공급 확대 발표 등의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의 가격상승폭이 축소되고 수도권도 정부대책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보다 조금 앞선 8월 28일 민간부동산 연구기관인 부동산114는 서울 아파트가격의 상승률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부동산114는 정부의 규제 정책 강화로 시장에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하면서 매매거래량이 크게 줄어들었고, 이러한 현상이 매도자 우위의 시장을 만들어 가격 상승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가격은 8월에 들어 오면서 상승률이 0.09%로 줄었지만 8월 마지막주에는 매물 잠김 현상 등에 따라 0.11%로 상승폭이 다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신도시 0.06%, 경기인천 0.07%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한국감정원의 통계는 8월 들어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꺾였으며 특히 서울의 주택가격은 수도권이나 지방 주택가격보다 상승폭이 작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부동산114는 정반대의 조사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그에 대한 이유도 한국감정원은 정부의 정책 때문에 매수세가 감소해 집값 상승폭이 줄었다고 하는 반면, 부동산114는 정부의 정책 때문에 매물잠김 현상이 발생해서 집값 상승폭이 커졌다고 설명한다.


물론 두 통계간에는 대상과 기간 등의 차이가 있다. 한국감정원은 매년 5년을 주기로 조사대상 표본을 설정하고 한국감정원의 주택가격 정보체계를 이용해 통계를 작성한다. 부동산114는 부동산114가 주간단위로 조사하는 거래가능 가격정보를 기본 자료로 하고 있다.


8월 주택가격의 상승세와 하락세가 이러한 조사 대상과 방법의 차이 때문인지는 일반인이 이해할 수도 없으며 사실 아무 의미도 없다. 


물론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한국감정원의 통계는 조사기간이 월 단위이고 부동산114는 주간 단위이다. 하지만 두 통계의 결과는 정반대다. 조사기간때문에 이렇게 완전히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그럼 도대체 집값은 오르고 있는게 맞는 것인가 내리고 있는 게 맞는 것인가?


전 국민이 코로나19와 함께 주택가격 변화에 온통 신경이 집중돼있다. 주택가격이 오르고 있는 지 내리고 있는지 좀더 객관적이고 일치된 정보가 있다면 국민들의 불안감과 혼란은 좀 수그러들 수 있을까?

문성희 기자 moonsh@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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