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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고효율 수소열차, 우리 국토 달릴 날은 언제?

2028년 상용화 목표… 기술과 정책, 얼마나 준비됐나
인프라·안전성·경제성… 수소열차 상용화의 삼각 과제



[산업경제뉴스 이유린 기자] 기름 대신 물로 달리는 기차는 공상과학 소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허튼 소리일 뿐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너무나 허무맹랑한 그 상상이 현실로 구현되고 있다. 수소열차가 바로 그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념적으론 크게 다른 것이 아님을 고려한다면 참으로 미래지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소 경제 시대의 주역 중 하나로 손꼽히는 수소열차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와 관련된 다양한 실험들이 조만간 그 결과를 대중 앞에 선보일 예정인 탓이다. 


◆ 전기선 없이 달리는 열차, 산과 들을 잇는 새로운 해법
국토교통부는 2025~2027년에 걸쳐 총 321억 원 규모의 R&D 실증 사업을 통해 수소전기동차의 기술 개발과 실증,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실증 차량은 출력 1.2MW, 최고속도 150km/h, 1회 충전 주행거리 600km 이상의 성능을 갖추며, 양방향 운행이 가능한 2량 1편성 통근형 열차다. 실제 도시철도·광역철도 노선에 투입 가능한 수준이다.

이에 힘을 보탠 이가 바로 현대 로템이다. 현대로템은 세계 최초로 액화수소 기반 열차 개발을 공언하고 다각적인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세계 최초라는 설명에서도 드러나듯 액화수소를 연료로 쓰는 수소열차는 기존 수소열차에 비해 한층 더 진화한 구조를 자랑한다. 이는 액화수소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보다 부피가 작아 저장 효율이 높고, 이론적으로 1,000km 이상 장거리 주행도 가능하다는 것이 그것이다. 기존 수소열차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현재의 기술개발이 집약된다면 머지 않은 시점에서의 기술 고도화를 통해 향후 국내외 장거리 노선 운행 가능성도 열릴 수 있다.

희망적인 면은 그뿐만이 아니다. 동 실증사업에는 차량 개발 외에도 수소 충전소·검수시설 등 기반 인프라 구축, 형식승인·안전성 검증 절차까지 포함되어 있다. 완벽한 패키지 구축으로 차후 발생가능한 오류들마저 제어가능하다는 뜻이다. 동시에 수소열차 전용 기술 기준 제정, 운영·관리 매뉴얼 개발, 제도 개선 등 상용화에 필요한 행정적 기반도 병행되고 있다.

그건 수소열차를 논할 때면 항상 따라붙던 경제성 논란 역시 수그라들 전망이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된 때문이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대로라면 디젤열차 대비 연료비는 약 1/3 수준이며, 에너지 효율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수소열차의 가장 큰 의의라 할 환경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장점을 선보인다. 노후 디젤차를 대체할 경우 연간 미세먼지 724톤, 대기오염물질 9,320톤 저감이라는 수치를 기대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교통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믿음 가는 기술력과는 달리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
이런 수소열차의 장점에 눈을 돌린 것은 비단 우리만이 아니다. 당연히 해외 국가들도 수소열차 도입에 전력을 쏟고 있는 이유다. 단순히 상용화라는 점만 놓고 보면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느낌마저 즐 정도로 세계 각국을 달리는 수소 열차들이 눈에 띤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독일이다. 독일은 2018년 세계 최초로 수소열차를 상용화한 나라로 알스톰의 ‘Coradia iLint’는 이미 운행 중이며, 디젤열차를 단계적으로 대체하고 있다. 프랑스도 같은 알스톰의 기술을 활용해 2025년부터 전국 확산을 목표로 상용 운행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토요타와 히타치가 협업해 HYBARI 프로젝트를 통해 하이브리드형 수소열차를 실증 중이며, 미국 역시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Stadler와 협력해 장거리 노선용 수소열차 시범 운행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도 여러 나라들이 수소열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보면 현재 한국이 조금은 뒤쳐진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지만 그렇다고 뒷짐 지고 이를 관망할 상황은 아니다. 수소열차가 가진 다양한 장점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환경 친화적이라는 평을 듣는 수소열차는 단순한 친환경 교통수단을 넘어, 철도 인프라 확장의 판도를 바꾸는 열쇠로 주목받는다. 전기선(전차선) 설치 없이 운행이 가능해 산간·농촌 등 비전철화 구간에도 적합하며, 전철화 비용(약 37억 원/km)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도 매력적인 요소다. 또한 배출가스는 없고, 수증기만을 내뿜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제로’ 교통수단으로서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는 해법이기도 하다.

수소열차 개발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수소열차 도입을 가름하는 것이 단지 기술력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관련 인프라나 관련 제도와 법의 정비 등 앞서 준비해야 할 점이 한 두 개가 아니라는 의미다. 정부는 현재 이를 위한 기술 기준 마련과 운영 매뉴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수소 경제의 다른 축을 담당해줄 수소 트럭·버스 등과의 통합 생태계 구축에도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 이밖에 수소열차의 수출 경쟁력 확보, 지방자치단체·운영기관과의 협력 체계 강화도 병행되어야 할 과제다. 이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이루어질 때라야 비로소 한국의 수소 열차는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를 내처달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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