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국내 2차전지 리딩기업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전기차 케즘을 극복할 대안으로 부상중인 ESS용 'LFP 배터리' 공급 잭팟을 터트렸다.
이는 경제 불확실성과 잇딴 잇딴 화재 등에 기인한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이차전지 빅3가 실적 악화 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터진 대형 수주여서 투자자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0일 전자공시를 통해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약 5.9조 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것인데, 이러한 대형 호재가 지난 2023년 정점을 찍고 내리막 추세를 보이고 있는 동사의 외형과 손익을 다시금 우상향 추세로 되돌릴 기폭제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그렇다면 지난 2021년부터 올 1분기까지 약 4년 여 동안 동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어떠한 추세를 그려 왔을까.
2023년 외형·손익 최대치 찍고 ‘전기차 케즘’에 휘청...하락세 반전

동사 감사보고서 및 올 상반기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먼저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2021년 17조8519억, 2022년 25조5986억, 2023년 33조7455억 원으로 매해 최대치 행진을 펼치며 승승장구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 7685억, 2022년 1조2137억, 2023년 2조1632억 원을 시현하며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이러했던 동사의 실적이 충전소 부족과 전기차 화재 빈발, 각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축소 등의 문제점이 2024년부터 점차 부각되며 소비자들에게 ‘전기차 케즘’ 심리를 불러일으켜 실적 향상에 제동이 걸렸다.
그 결과, 2023년까지 승승장구하던 동사의 실적도 2024년에는 매출은 2023년 33조7455억 원 대비 약 8조1259억 이나 줄어 24.08% 급감했고, 영업이익도 무려 73.4%나 급감한 저조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실제로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0~2023년) 국내 전기차 화재 건수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11건), 2021년(24건), 2022년(44건), 2023년(72건)으로 조사됐다.
화재 발생 원인으로는 배터리 열폭주 현상이 주로 지적되며, 주차 중(27.3%), 충전 중(19.4%), 운행 중(48.9%) 순으로 발생 빈도가 높아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기차 포비아’ 현상이 확산되며 신뢰도가 하락한 점도 전기차 판매부진의 한 요인으로도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전기차 판매부진에 따라 동사의 매출 감소세는 올 상반기까지도 이어져 지난해 상반기 12조2906억 원 대비 약 3.7% 감소한 11조8304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에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8668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3527억 대비 145.8%나 급증해 대조를 보였다. 이는 강도 높은 비용 효율화의 덕을 본 때문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즉,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길어지며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실제로 미국의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고, 유럽과 중국에서도 소비자 보조금 축소와 경제 불확실성 탓에 신규 수요가 정체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빅3(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는 성장 엔진 무게추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로 옮기고 있다. 특히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중국산 배터리 배제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기회를 잡을 것이란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즉, 국내 주요 배터리사들이 북미 현지 생산 확대와 기술 고도화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배터리 업계는 고정 수요가 꾸준하고 정책 지원이 활발한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ESS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저장, 데이터센터 전력 관리, 피크 부하 조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30일 밝힌 주요 고객사 대상 약 5.9조 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2027.08.01.-2030.07.31.) 소식이 감소추세에 놓인 동사의 영업실적을 성장세로 반전시킬 기폭제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유지웅 연구원은 31일 LG에너지솔루션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을 호평하며 목표주가를 44만원에서 53만원으로 높였다.
유 연구원은 "전력망 ESS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미국 현지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LFP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선택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유사한 현상이 업종 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같은 날 키움증권 권준수 애널도 “동사는 6월 말 이후 ESS 수주를 50GWh 확보해놓은 만큼 이번 수주까지 포함시 전체 수주잔고가 93GWh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며, 해당 물량 공급을 위해 미국 내 유휴 CAPA를 활용할 예정”이라며 “이로써 북미 ESS CAPA는 26년말 30GWh 수준에서 27년 40GWh초중반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긍정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