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매해 거론되는 사상 최대의 폭염 운운은 올해도 여전하다. 특히 도시 거주자들에게 여름은 참을 수 없는 공포에 다름 아닌 수준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35라는 숫자가 일상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극한더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더위가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과 교외다. 며칠 전 서울 도심의 한낮 기온은 35도를 넘겼지만, 불과 30km 떨어진 교외 지역은 31도에 머물렀다는 것이 그렇다. 단순한 지역차로 받아들이기엔 쉬이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왜 그런 걸까.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를 도시화의 폐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열섬 현상(Urban Heat Island)’이 그것이다.
열섬 현상은 도시 지역이 주변보다 현저히 높은 온도를 보이는 기후 현상으로, 최근 폭염의 강도와 빈도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인구 밀집도가 높은 대도시일수록 그 영향은 더욱 뚜렷하다.
◆ 열섬 현상이 만드는 도심 폭염의 실체
열섬 현상이 유독 도시에서만 두드러지는 것은 도시의 구조 때문이다. 빈 공간을 찾을 수 없게 만들어진 콘크리트 건물, 그 건물을 감싸고 있는 유리 외벽, 거기에 까맣게 칠해진 아스팔트 도로는 도시를 대표하는 구조물이다. 바로 이런 구조가 열을 흡수하고 저장하는 매개체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낮의 뜨거운 햇빛을 흡수한 도시의 구조물들은 밤이 와도 쉽사리 그 열기를 토해내지 않는다. 빈번한 열대야가 이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차량, 에어컨, 산업시설 역시 열을 발생하는 또 다른 원흉으로 등장한다. 이 모든 것이 합쳐진 도시는 필연적으로 열을 저장하는 저장소 구실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시원하자고 켜는 에어컨이 밤의 열기를 만드는 주범 중 하나란 뜻이다.
인공 시설물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녹지 공간의 존재도 열섬 현상을 악화시키는 데 일조한다. 기본적으로 나무나 식물 등은 증산작용을 통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콘크리트 건물이 가득한 도심에 비해 자연 공간이 훨씬 많은 시 외곽 지역의 온도가 더 낮은 것이 이 때문이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대규모 녹지가 조성된 지역은 평균 기온이 인접 도심보다 3~5도 낮았으며, 열대야 발생일수도 눈에 띄게 적었다.
![대규모 녹지가 조성된 지역은 평균 기온이 인접 도심보다 3~5도 낮다. 자료는 서울과 비도시지역(양평)의 연평균 기온 비교 [자료=특허청]](http://www.biznews.or.kr/data/photos/20250832/art_17545480710615_873bcd.png)
녹지 공간의 확보가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서울은 이런 면에서 더할 나위 없이 취약하다. 서울은 1인당 도시숲 면적이 5.1㎡에 불과할 정도로 도심 속 녹지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이는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며, 일부 자치구는 녹지율이 10%에도 못 미친다.
◆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 다 너 때문이야
열섬 현상의 폐해는 결국 그 공간에 머무르는 이들에게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열대야다. 25도 이상의 고기온이 밤새 지속되는 열대야가 무서운 점은 인간의 휴식을 앗아간다는 데 있다. 수면 시간은 인체가 회복할 시간을 부여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인데, 열대야가 그를 방해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온열 질환의 증가를 초래한다. 2024년 서울의 온열질환자 수는 전년 대비 18% 증가했으며, 그중 상당수가 도심 거주자였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열섬 현상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경고한다.
미국 환경보호청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한낮의 높아진 기온, 짧아진 밤의 냉각시간, 높아진 공기오염수준 등 도시열섬현상이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반적인 불쾌감, 기관지 이상 등 단순 질환은 물론 열경련, 소모성열사병, 비치명적열사병 및 열관련 사망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단순히 여름이니 겪어야 할 통과의례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조속히 이를 완화시키는 것, 즉 도시를 식히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러 대처가 거론되지만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단연코 도시 설계의 변화다. 콘크리트 숲 사이에 제대로 된 진짜 초록색 숲을 배치하는 설계가 요구되고 있다.
도시 녹지 공간, 즉 도시숲 확보는 단순히 시각적 위안, 휴식 공간 조성의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도시 녹지 공간의 본질적인 위치는 필수적인 기후위기 대응 인프라이자, 시민의 일상적 자원이기 때문이다.
숨 쉬지 못하는 도시는 거주민들의 정신 건강을 악화시키고, 대기 오염의 해로운 영향을 가중시키는 동시에 도시의 열섬현상을 촉진시키는 거대한 블랙홀에 다름아니다. 서울시는 2030년까지 도시 녹지율을 25%까지 끌어올리는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진행 중에 있다.
건물 옥상에 식물을 심는 ‘그린 루프’나 열 반사율이 높은 재료로 도로를 포장하는 ‘쿨 페이브먼트’ 기술 적용도 유의미한 대처다. 그린 루프는 열 흡수를 줄이고 냉방 에너지를 절감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는 옥상 녹화를 통해 여름철 교실 온도를 평균 2도 낮추는 효과를 얻었다. ‘쿨 페이브먼트’ 기술은 지면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 LA시는 이 기술을 도입한 후 일부 지역의 지면 온도가 최대 10도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열섬 현상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건강, 에너지, 도시 안전과 직결되는 복합적 이슈다. 따라서 시민의 인식 변화와 정책적 대응이 동시에 필요하다. 서울시는 무더위 쉼터 확대와 냉방비 지원, 폭염 경보 시스템 강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도시 구조 자체를 바꾸는 장기적 전략이 요구된다.
시민 참여도 중요하다. 지역 커뮤니티가 중심이 되어 마을 단위의 녹지 조성, 옥상 정원 만들기, 에너지 절약 캠페인 등을 추진하면 도시 전체의 열섬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도시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가 만든 콘크리트 구조가 여름을 더 견디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도시를 식히기 위한 구조적 해법을 고민할 때다.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삼성E&A가 새로운 그린수소 생산 솔루션 ‘컴퍼스H2-P(CompassH2-P)’를 출시하며 글로벌 수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삼성E&A는 5일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아디펙(ADIPEC) 2025’에서 업계 최초 100MW 규모의 양이온 교환막(PEM) 기반 수전해 솔루션 ‘컴퍼스H2-P’를 공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선보인 알카라인 수전해(AEC) 기반 ‘컴퍼스H2-A’의 후속 제품으로, 고압(30barg)∙고순도(99.9995%) 수소 생산이 가능하며, 플랜트 부지 효율성도 개선됐다. 이번 출시로 삼성E&A는 넬(Nel)과 함께 알카라인과 PEM 수전해 기술을 모두 확보하게 됐으며,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제공이 가능해졌다. ‘컴퍼스H2’는 타당성 조사부터 EPC(설계∙조달∙시공), 품질 보증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며, 통합 성능까지 보장하는 경쟁력을 갖췄다. 삼성E&A는 이번 행사에서 지다라(GIDARA), 존슨 매티(Johnson Matthey), 하니웰 유오피(Honeywell UOP)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공동 개발 중인 지속가능 항공연료(SAF) 솔루션도 소개하며 협업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탄소중립을 향한 전사회적 여정이 한창인 가운데, 각계각층의 동참이 줄을 잇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건축이다. 조금은 의외인 듯 하지만 넷제로 사회의 구현에 있어 필수적인 것이 바로 건물이다. 건물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2050 탄소중립 목표를 향한 건축 혁신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와 기업의 기술 개발,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맞물리며 친환경 건설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도시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 탄소 없이 지어진 집, 도시를 바꾸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12월 30일 고시한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기준’ 개정안(국토교통부고시 제2024-893호)을 통해, 2025년 6월 30일부터 연면적 1000㎡ 이상 또는 30세대 이상 신축 민간 공동주택에 대해 ZEB 5등급 인증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공공건축물 중심의 정책에서 민간으로 확대되는 첫 사례로 친환경 건축이 법적 기준으로 자리잡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ZEB(zero-energy building, 제로 에너지 빌딩)는 고단열·고기밀 설계, 고효율 설비,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연간 에너지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국내 저탄소 철강 생산 경쟁력이 열위로 평가되는 가운데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등 4개사의 지난 5년간 온실가스 감축이 부진해 저탄소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시선을 모으고 있다. 3일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기후넥서스가 철강기업 기후행동 지수 종합평가 결과를 공개한 것인데, 이에 따르면 철강사의 온실가스 감축 실적이 저조해 탄소중립 이행 체계 강화와 저탄소 투자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 기후행동평가’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만 톤 이상인 철강 제조업체 4개사를 대상으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탄소중립 이행을 평가했다. 이들 4개 업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234만 톤으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14.8%에 달한다. 철강업종 특성을 고려한 지표를 통해서 평가한 결과, 세아베스틸이 100점 만점 중 64점으로 가장 높아 ‘보통’의 기후행동지수를 나타냈다. 동국제강은 51점, 포스코는 48점으로 각각 ‘미흡’ 수준에 해당했다. 현대제철은 39점으로 ‘매우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80점 이상 ‘우수’에 해당하는 기업은 없었다. 평가 영역은 책임성(온실가스 배출량), 효과성(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GS칼텍스가 남해화학과 손잡고 탄소 감축을 위한 혁신적인 에너지 전환에 나선다. 양사는 지난 10월 31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무탄소 스팀 도입·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월 3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12월 양사가 체결한 업무협약의 연장선으로,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유휴 황산공장을 재가동해 생산한 무탄소 스팀을 GS칼텍스 여수공장에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LNG 연료 기반의 스팀을 대체함으로써 연간 약 7만tCO₂eq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GS칼텍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황을 남해화학에 공급하고, 남해화학은 이를 원료로 황산을 생산한다. 황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열에너지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스팀을 생산, 다시 GS칼텍스에 공급하는 구조다. 양사는 2027년 실거래를 목표로 내년 초부터 스팀 배관 건설, 황산공장 개조 및 황산탱크 신설 등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전사 협업 회의체인 ‘비즈니스 카운실(Business Council)’을 통해 여수공장의 저탄소 에너지원 전환을 논의하던 중, 유황을 활용한 황산공장을 통해 무탄소 스팀 생산이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국내 대표 유가공 전문기업 빙그레가 ‘K-헤리티지 아트전 후원에 독서 활성화 협약, 순국열사 추모식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 ESG 경영에 분주한 행보를 펼친 것으로 알려져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먼저 빙그레는 지난달 ‘K-헤리티지 아트전, 낙선재遊_이음의 합(合)’ 전시에 후원사로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국가유산청이 주최하고 창덕궁 관리소와 국가유산형 예비 사회적 기업 세이버스 코리아, 재단법인 한국헤리티지문화재단의 주관으로 9월 2일부터 7일까지 6일간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 낙선재에서 열렸다.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및 이수자를 비롯해 현대 작가 등 총 50명이 전시에 참여했으며, 전통 공예 작품을 포함해 작가들의 컬래버레이션 작품 등 총 144여점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조선시대에 맥이 끊긴 고려 흑자를 빚는 도예 작가로 명성이 높은 김시영 작가의 바나나맛우유 용기를 모티브로한 흑자 달항아리 작품을 전시하고, 바나나맛우유 모양의 나무 소재 굿즈를 제작해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는 이벤트도 진행해 호응을 받았다. 한편 ‘K-헤리티지 아트전’은 한국 고유의 문화 유산의 가치를 알림은 물론 현대 예술의 언어로 재해석해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굽네치킨이 사회적 책임과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다각적인 ESG 활동을 최근 잇따라 전개한 것으로 알려져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14년째 비인기 종목 종합격투기 대회 ‘로드FC(ROAD FC)’와 여성의 건강한 아름다움을 지키고 유방암 예방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한 사회공헌 골프 행사를 후원하는가 하면, 시니어세대의 건강 증진과 활기찬 여가 생활 지원을 위한 테니스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채로운 공헌활동을 전개하느라 구슬땀을 흘린 것. 이는 기업의 존립 목적인 영리활동과 더불어 사회적 책임까지 다 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어서 치킨업계 외형 4위이자 업계 리딩 컴퍼니로서 그 위상에 걸맞은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지난달 27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ROAD FC)의 2025년 세 번째 넘버 시리즈 ‘굽네 로드FC 074’의 후원사로 참여해 그 역할을 더했다. 이날 행사에서 굽네치킨은 신제품 ‘굽네 장각구이’를 앞세워 응원의 열기를 더했는데, 1부와 2부를 합쳐 총 12경기가 치뤄지며 케이지를 뜨겁게 달궜다. 메인 이벤트는 ‘플라이급 최연소 챔피언’ 이정현과 07년생 신예 편예준의 타이틀 매치는 노련함을 앞세운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고려아연은 자회사 아크에너지(Ark Energy)가 추진 중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리치몬드밸리(Richmond Valley) 프로젝트’가 주정부로부터 개발계획 승인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고려아연의 신성장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핵심 축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일환으로, 본격적인 사업 추진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리치몬드밸리 프로젝트는 총 2.2GWh 규모의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과 200MW급 태양광 발전소를 포함하며, 2027년 하반기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BESS는 275MW의 전력 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 8시간 동안 에너지를 충·방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약 17만5천 가구에 연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태양광 발전소는 BESS의 안정적인 충전을 지원하며, 연간 약 37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 아크에너지는 본 프로젝트를 건설·운영·소유까지 담당하는 BOO(Build-Own-Operate) 방식으로 수행하며, 총 11억 호주달러(약 1조 원)의 투자 중 약 52%에 해당하는 배터리 핵심 자재는 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