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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 에너지

에탄, 기후·산업·경제를 잇는 마법의 연결고리 급부상

에탄의 반전, 산업과 환경을 동시에 움직이는 잠재력 농후
기후위기 대응, 바이오소재 생산, 산업 경쟁력 강화까지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그간 천연가스의 부성분으로 간과되며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에탄이 온실가스 저감을 이끌 도구로 활용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새롭게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뿐만아니라 바이오 소재 생산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에 힘입어 신산업으로서의 경쟁력마저 지니게 되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에 더해 절체절명 위기에 처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미국산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 도입을 위해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 역시 에탄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데 크게 일조했다. 미운 오리새끼에 불과하던 에탄이 기후위기 대응, 바이오소재 생산, 산업 경쟁력 강화까지 아우르는 백조로 탈바꿈하고 있다. 


◆ 온실가스 줄이고 바이오플라스틱도 만들어

지난 7일, KAIST와 스탠퍼드대 공동연구팀이 천연가스의 주요 부성분인 에탄이 '편성 메탄산화균'의 핵심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고 밝히면서 에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에탄이 편성 메탄산화균의 핵심 대사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에탄은 단독으로는 세균의 성장에 기여하지 않지만, 메탄과 함께 존재할 경우 동시 산화되어 아세테이트라는 대사산물을 생성하는데 이 물질이 세균의 세포 성장을 억제하면서도, PHB라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의 생산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이다.


PHB는 자연에서 분해되는 바이오플라스틱으로,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탄은 이 PHB 생산을 저영양 환경에서도 촉진할 수 있어, 저비용·저에너지 공정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생물학적 접근은 향후 매립지 가스, 축산 폐기물 등 혼합가스 처리 기술에도 적용될 수 있어, 환경 기술과 자원 순환 산업의 연결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에틸렌 생산의 원료로만 기능하던 에탄이 단순한 연료 성분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과 친환경 소재 생산에 기여할 수 있는 생물학적 조절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에탄의 활용으로 탄소중립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조지만 에탄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국내 석유화학 산업계가 에탄에 눈을 돌린 것이 또 다른 이유다. 




◆ 석유화학 업계, 싸고 효율 좋은 에탄에 눈 돌려

지금까지 에탄은 주로 에틸렌 생산을 위한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되어 왔다. 지극히 활용도가 좁은 자원이었지만 최근 악화된 생산성에 고전하는 석유화학 업체들이 비용 절감과 가격 경쟁력에 주력하면서 에탄의 경제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석유화학 업체들은 미국산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 도입을 위해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현재 석유화학 기업들은 대부분 납사를 원료로 사용하는 NCC를 가동 중이다. 에틸렌 같은 범용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납사는 현재까지 가장 대중적인 원료이기 때문이다. 가격 안정성만 보장된다면 딱히 대체할 이유가 없는 원료였지만 국제 유가에 연동된 가격 체계를 갖추고 있는 관계로 그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납사를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도 제대로 된 이익을 얻을 수 없는 상황이란 뜻이다. 


이 와중에 에탄의 가격은 납사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미국 셰일 가스 붐 이후 미국과 중동에서는 에탄 크래커(ECC)를 중심으로 한 저원가 생산 체제가 구축되며,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정도의 파괴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 기존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를 바꿀 기술적·경제적 대안이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세계 주요국들이 에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에탄크래커(ECC) 설비를 앞다퉈 도입하고 원가 경쟁에 나설 정도로 에탄의 인기는 커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에탄을 바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최근 시장의 기류에서도 잘 나타난다. 글로벌 에탄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144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며, 2033년까지 202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3.9%로, 이는 전기차·재생에너지·친환경 포장재 등 신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있다.


그럼에도 에탄을 즉각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현행 법령상 에탄의 법적 지위가 불명확하고, 관련 인프라 규제도 미비한 때문이다. 저장 인프라 확보 역시 만만찮은 작업이다. 에탄은 액화천연가스(LNG)처럼 극저온 상태로 운반되며, 기존 LNG 저장탱크를 활용할 수 있지만 도시가스사업법 시행규칙에는 LNG를 에탄 저장용으로 변경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 


결국 새로 탱크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는 수년의 공사 기간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일이다. 에탄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대안으로 부상한 것을 생각해보면 자칫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 있어 기업들이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대로라면 경제성의 논리에 에탄의 가치가 매몰될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탄을 활용하려는 노력은 이어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연료로서의 가치 이전에 기후위기 대응, 산업 혁신, 경제 전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 그것이 에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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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재단, 멸종위기 식물 및 담수어종 복원 행보 ‘구슬땀’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환경재단이 민간기업 및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와 함께 국내 멸종위기 식물과 어류 복원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1일 코스맥스와 함께 화성특례시 향남제약공단 내 ‘생물다양성 공원’을 조성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진노랑상사화’를 포함한 자생식물 21종, 약 2000주를 식재하는가하면, 2일에는 에쓰오일·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와 함께 멸종위기 황쏘가리 복원을 위해 치어를 방류하는 등 민관 협력을 잇따라 진행한 것. 이는 온난화와 플라스틱 쓰레기 등으로 나날이 황폐화되어가는 지구 환경을 조금이라도 보살피기 위한 발걸음이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환경재단은 코스맥스와 함께 화성특례시 향남제약공단 내 ‘생물다양성 공원’을 조성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진노랑상사화’를 포함한 자생식물 21종, 약 2000주를 식재했다. 이는 멸종위기 식물과 자생식물의 증식 및 서식 공간 확대를 통해 도시 내 생물다양성을 복원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의 일환.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식물 중심의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은 여전히 주목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착안해 추진됐다. 현재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