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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 에너지

항공유 1등 한국, SAF 시대의 주도권 잡기 서둘러야

항공산업 판도 바꿀 지속가능항공연료 놓고 각축전 시작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전 세계 항공산업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기존 화석 기반 항공유를 대체할 지속가능항공연료(SAF, Sustainable Aviation Fuel)가 새로운 산업 생태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 10% 이상 줄일 수 있으며, 바이오매스·산업가스·이산화탄소(CO₂)·수소 등 다양한 원료를 활용해 생산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는 SAF가 2050년 항공 넷제로 목표 달성에 약 65%를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혼합 의무제와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SAF 시장 개화를 주도하고 있다.


◆ 항공유 1위 국가답게 기존 설비 활용면에서 유리

대한민국은 항공유 생산 능력에서 세계 최상위권에 속하는 강국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정유사 중심의 HEFA(Hydroprocessed Esters and Fatty Acids: 수첨처리된 에스터 및 지방산) 기술과 Co-processing(공정 혼합 방식)은 기존 설비를 활용할 수 있어 초기 SAF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SAF 시장이 HEFA에서 ATJ(Alcohol-to-Jet: 알코올 기반 항공유)와 PTL(Power-to-Liquid: 전력 기반 합성연료) 중심으로 전환되면, 기존 정유 중심 구조는 한계를 맞게 된다. 


한국은 2027년부터 SAF 혼합 의무제를 도입하고, 2030년까지 3~5%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정유사와 항공사, 기술기업이 SAF 생태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이자 도전이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나서고 있는 있는 것은 비단 우리 만이 아니다. 


해외 주요국들은 이미 SAF 확산을 위한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EU는 ReFuelEU Aviation 정책을 통해 2025년부터 SAF 혼합 의무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SAF 비중을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합성 SAF(e-SAF, Electrofuels 기반 SAF: 재생에너지로 만든 합성연료 기반 SAF)에 대한 별도 목표도 설정해 기술 다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SAF 생산에 대해 갤런당 최대 1.7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며, 2030년까지 10% 혼합 의무제를 검토 중이다. 공급자 중심의 인센티브와 수요자 중심의 의무제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30년까지 국제선 항공유의 10%를 SAF로 대체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산업 배가스 기반 SAF 개발과 항공사와의 장기 계약 모델을 통해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그만큼 SAF가 미래 항공산업에 끼칠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 원료 확보, 기술 개발, 글로벌 유통망 선점이 핵심

포스코경영연구원이 발표한 ‘지속가능항공연료(SAF), 새로운 산업 생태계의 부상’ 보고서에 따르면, SAF 시장의 핵심은 단순한 생산을 넘어 원료 확보, 기술 개발, 그리고 글로벌 유통망 선점에 있다. 특히 ATJ와 PTL 기술은 특정 지역의 원료(사탕수수·산업가스 등)와 현지 생산 인프라가 중요하며, 글로벌 트레이딩 네트워크를 확보한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SAF 시대에도 항공유 강국으로 남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글로벌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HEFA 중심에서 벗어나 ATJ와 PTL 같은 차세대 기술을 확보하고, 산업 배가스·CO₂ 포집·청정수소 생산 등 원료 다변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브라질이나 미국 같은 바이오에탄올 생산국과 협력하고, 동남아·호주 등 폐식용유·바이오매스 원료국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글로벌 원료 공급망과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해야 한다. 정유사, 기술기업, 항공사 간의 협력 생태계도 구축해야 한다. 오프테이크(off-take: 장기 구매 계약)나 지분 투자, 공동 기술 개발 등을 통해 SAF 생산부터 유통까지 통합된 밸류체인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국제 제도와의 정합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혼합 의무제를 확대하고 SAF 인증 기준을 정비하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SAF의 확산은 단순히 기존 항공유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석유 중심의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원유 의존에서 벗어나 바이오매스·산업가스·수소 등 다양한 원료가 경쟁하는 구도로 전환되며, 정유사 중심의 생산·유통 구조도 기술기업과 스타트업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이 SAF 시대에도 항공유 강국으로 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강점을 기반으로 기술 혁신과 글로벌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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