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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린 AI·재생에너지 시대, 에너지 유연성이 곧 경쟁력

유럽 에너지 유연성 시장, 2030년까지 120억 유로 성장
AI 기반 제어, 산업별 맞춤 전략이 관건



[산업경제뉴스] 2030년까지 유럽의 에너지 유연성 시장이 약 120억 유로(약 1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 산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전력 수요를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기술과 전략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 유연성(flexibility)은 전력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뜻하며, 풍력과 태양광처럼 출력이 불안정한 에너지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수요 측의 유연한 대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


 수요가 수익이 되는 시대 활짝.. 기업의 새로운 역할 변모

맥킨지가 10월 16일 발표한 ‘Global Energy Perspective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에너지 유연성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20억 유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이 중 80억 유로는 상업 및 산업(C&I) 부문이 직접 접근 가능한 수익 기회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특히 수요 측 반응(DSR)을 가장 유망한 유연성 수단으로 꼽으며, 전체 유연성 공급의 21%가 DSR을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공장이나 물류센터의 전력 수요를 일시적으로 줄이거나 자체 저장한 전력을 판매함으로써, 전력 시장의 가격 변동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에너지 소비 자체를 수익 모델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에너지 유연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AI 기반의 실시간 제어 시스템, 디지털화된 생산 설비, 유연한 운영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산업별로도 접근 방식은 달라야 한다. 예를 들어, 시멘트나 제지 산업은 에너지 유연성이 높아 조정이 비교적 용이하지만, 자동차나 화학 산업은 공정 제약이 많아 유연성 확보가 어렵다.



국내에서도 에너지 유연성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RE100 이행과 에너지 저장 장치(ESS) 활용, 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 도입 등은 유럽 시장에서 제시된 유연성 전략과 맞닿아 있다.


롯데케미칼은 2050년까지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내 사업장에 태양광 발전소를 도입했다. 에너지기후테크기업 엔라이튼과 협력해 기초화학연구소 주차장 및 건물 지붕에 총 63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했으며, 자가용 구독 방식으로 운영해 RE100 이행과 동시에 에너지 유연성 확보 및 전력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LS ELECTRIC은 FEMS(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 리스 모델을 통해 기업들이 초기 투자 없이 에너지 유연성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소 제조업체나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서 AI 기반 수요 예측, 실시간 제어, 피크 전력 조절 등의 기능을 통해 유연성 시장 참여가 가능해진다.


정부도 에너지 유연성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년부터 ‘수요자원시장(DRM)’을 확대 개편하고, 유연성 자원에 대한 보상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수요 조절에 참여하고, 그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에너지관리공단은 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 보급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으며, ESS 설치 지원과 스마트그리드 실증 사업도 병행 중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기업의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고, 유연성 자원의 시장 참여를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전략적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도는 핵융합 실증로 유치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을 확보하고, 나주혁신산단을 중심으로 에너지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이는 향후 유연성 시장 진입의 교두보로 작용할 수 있다.


핵융합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수요 조절과 병행할 경우 에너지 유연성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 프랑스의 ITER, 미국의 NIF, 중국의 EAST, 영국의 STEP 프로젝트 등 세계 각국은 에너지 패권을 둘러싼 경쟁에 돌입했다. 에너지 유연성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다.


맥킨지는 이를 “측정 가능한 수익의 기회”로 규정하며, 기업과 정부 모두의 선제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이 이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향후 산업 구조와 에너지 전략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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