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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참 못 했어요’ 그래서 이 상 드립니다

기후악당으로 등극한 한국, ‘오늘의 화석상’ 수상하다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아카데미상은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영화제인 탓이다. 여기서 특정 부문을 수상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 작품은 성공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정도다. 


2020년 우리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과시한 기억이 있는 우리로선 필연적으로 친숙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유독 관심을 기울이는 영화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영화제 직전, 열리는 또 다른 영화제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것이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이다. 래지상이라고 불리는 이 상은 아이러니하게도 최고의 영화를 선정하기 바로 전날 수상자를 선정, 발표하는 전통이 있다. 


모르는 이들은 아카데미상을 아깝게 놓친 작품에게 주어지는 위로상 쯤으로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한 해 동안 가장 형편없다고 평가받은 영화와 배우, 감독에게 수여되는 '불명예의 상'이다. 


작품 자체만 놓고 보면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는 작품에 상까지 주어가며 행사를 이어가는 이유는 영화계의 자기반성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가 짙게 깔려있다. 단순한 조롱이 아닌, 분발과 촉구, 풍자와 유머 등이 버무려진 그들만의 이벤트인 셈이다. 꼴찌에게 보내는 박수가 실은 그의 성적을 끌어올리기를 바람에서 주어지는 경우랄까.


얼마 전 한국이 이런 상을 받았다. 2024년 11월 18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한국은 국제 NGO 연대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CAN)'로부터 '오늘의 화석상'을 수상했다. 


COP 회의 기간 동안 기후협상의 진전을 방해한 나라에게 수여되는 이 상은 그야말로 불명예의 상징이다. 그런 불명예를 당당히(?) 거머쥔 나라가 된 셈이다. 왜 우리는 그 상을 받아야 했을까. 


◆ 소극적 기후대응, 화석연료 중심의 전략 꼬집어 비난

수상 이유는 단순하다. 폭염과 혹한이 일상화된 기후위기의 시대를 나 몰라라 했기 때문이다. 그 배경이 바로 '소극적인 기후 대응'과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이유들이 깔려있다. 먼저 2024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 수출신용협약 개정 협상에서 화석연료 투자 제한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더해 해외 석탄 및 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공적 금융 지원 규모가 세계 2위에 달한다는 사실도 한 몫 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거스르는 명백한 액션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OECD 최하위권을 맴도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도 논란의 대상이긴 매한가지다. 우리 내부에선 달성이 쉽지 않다는 평이 많지만 세계적 기준에는 훨씬 못 미치는 것이 재생에너지 비율 목표다. 현재 우리는 2030년까지 21.6% 구축을 표방한 상태다.


낮은 재생에너지 비중은 곧 기존의 에너지 발전 전략을 놓지 않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원자력 확대 정책은 속도를 내고 있으며, 탈석탄은 선언만 있고 실행은 미지수다. 말은 많은데, 실천은 적은 나라. 그것이 한국의 오늘이다.


이런 우리의 모습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EU는 탄소국경세를 본격 시행 중이고, 세계은행과 주요 개발은행은 2025년까지 화석연료 투자 중단 계획을 앞당기고 있다. 미국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 그린산업 전반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 중이며, 이를 기후리더십 전략으로 삼고 있다. 


우리에게선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마치 작금의 기후위기가 우리와는 무관한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이런 식의 대응이 바람직한 걸까. 당연히 아니다. 


기후위기가 단순히 환경만의 문제가 아닌 인권 침해로까지 거론되는 지금의 트렌드를 고려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2024년 유럽인권재판소는 스위스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실패가 국민의 인권 침해라고 판결했다. 환경 문제로만 상황을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물론 우리도 관련된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다. 헌법재판소에 접수되어 심리 중인 기후 소송이 그 증거다. 미흡한 기후위기 대응을 법적 책임으로까지 끌고 가며 상황 타개를 이루겠다는 것이지만 문제는 그 정도가 기대치에 미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화석상 수상 역시 그를 반영한 결과다. 조롱일 수도 있고 혹은 분발을 바라는 염원일 수도 있다. 그게 뭐였건 상관없다. 결국 현재 우리의 행보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카데미상까지 바라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래지상을 받을 정도여서는 안 되지 않을까. 무슨 일을 하건 1등이 아니면 성에 차지도 않는 민족이 왜 유독 기후대응에서만은 욕심을 부리지 않는지 모르겠다. 끝에서 1등도 따지고 보면 1등 아니냐고 생각하는 건 아닐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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