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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 에너지

진화하는 히트펌프, 탄소 감축 게임체인저 급부상

2035 탄소 감축 로드맵에 히트펌프 포함돼 시선 집중
재생에너지 연계·전용 요금제 도입 등 보급 확대 총력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단순한 냉난방 기술의 하나로 치부되었던 히트펌프가 탈탄소화 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외부 공기·물·지열 등에서 열을 흡수하거나 실내 열을 외부로 배출하는 방식을 지닌 히트펌프는 이전까지는 주로 냉방기로 쓰였지만 최근 난방과 급탕 용도로 활용폭을 넓히면서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강점이 있음이 새롭게 조명된 것이다.


이런 가능성에 눈을 돌린 이재명 정부는 지난 13일 ‘탄소 감축’ 정책을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면서 그 일환으로 '히트펌프’ 보급 확대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활용해 히트펌프를 작동시켜 무탄소 냉난방을 구현한다는 점에 끌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이 마냥 만만한 것은 아니다. 히트펌프의 기술적 잠재력과 정부의 정책적 의지는 분명하지만,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기 때문이다. 초기 설치비 부담, 전기요금 구조, 기술 인식 부족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탄소중립을 향한 여정은 멈출 수 없는 지상과업이기 때문이다.


◆ 탄소 배출량 최대 80%까지 감축할 수 있는 기술

2050 탄소중립을 향한 여정에서 ‘열에너지의 전환’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건물·지역난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열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절반을 차지하지만, 그동안 탈탄소 전략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왔다. 특히 난방과 온수 공급에 사용되는 도시가스와 석유는 여전히 높은 탄소 배출을 유발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정부는 ‘히트펌프’를 대안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히트펌프는 1900년대 초반 개발된 기술로, 한국에서는 주로 냉방기술(에어컨)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난방과 급탕 등 열에너지 수요에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탈탄소화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히트펌프는 냉매를 압축·팽창시키며 열을 이동시키는 장치로, 기존 화석연료 기반 난방보다 에너지 효율이 월등히 높다. 특히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과 결합할 경우,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와 함께 활용할 경우,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감축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환경부는 이러한 기술적 가능성과 국제적 흐름을 반영해, 히트펌프를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의 핵심 수단으로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는 단순한 난방기기 보급을 넘어, 에너지 시스템 전체를 재편하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정부는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기반 히트펌프를 우선 보급하고, 신규 주택에 설치 시에는 보조금 등 직접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여기에 히트펌프 전용 전기요금제도 도입해 경제성 확보까지 뒷받침할 방침이다. 또한 용도별 맞춤형 보급 전략과 전문 인력 양성, 기술 표준화 등도 함께 추진된다.





◆ 유럽·미국 등 주요국 히트펌프 중심 열에너지 전환 추진

하지만 히트펌프의 보급 확대에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초기 설치비용이 일반 보일러보다 2~3배 이상 높고, 기존 건물에는 구조 변경이 필요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정부 보조금이 없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진입 장벽이 높다.


또한, 전기요금 체계도 걸림돌이다. 히트펌프는 전기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누진제 구조에서는 난방용 전기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요금이 급증할 수 있다. 정부가 전용 요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행 시점과 요금 수준은 아직 미정이다.


기술 인식 부족과 전문 인력의 부재도 문제다. 소비자 대부분이 히트펌프의 원리나 장점을 잘 모르고, 시공업체나 건축사들도 경험이 부족해 설치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공동주택이나 대형 건물에서는 시스템 설계와 시공이 복잡해 품질 확보가 어렵다. 


더불어, 기존 도시가스 중심의 에너지 인프라와의 충돌도 있다. 지역난방 공급 지역에서는 열원 전환이 제도적으로 제한되어 있어 히트펌프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히트펌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기여하는 것이 맞는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히트펌프가 작동하려면 전기가 필요한데, 그 전기를 화석연료로 생산한다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 그것. 히프펌프의 냉매 역시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물질인 것까지도 회의적 시각을 창출해낼 일이다. 탄소중립의 관점에서 본다면 적절치 않은 선택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트펌프의 확대 전략은 올바른 방향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을 에너지 전환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한 것으로 평가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관계자는 “히트펌프는 전력망과 열망을 연결하는 기술”이라며 “전기화와 함께 열부문 탄소 감축을 현실화할 수 있는 전략적 수단”이라고 말했다.


히트펌프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은 이미 히트펌프를 중심으로 열에너지 전환을 추진 중이며, 한국도 이번 정책을 계기로 글로벌 흐름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된다. 기술 개발, 인프라 확충, 제도적 뒷받침이 맞물릴 경우, 히트펌프는 단순한 난방기기를 넘어 ‘탄소 없는 열에너지 시대’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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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재단, 멸종위기 식물 및 담수어종 복원 행보 ‘구슬땀’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환경재단이 민간기업 및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와 함께 국내 멸종위기 식물과 어류 복원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1일 코스맥스와 함께 화성특례시 향남제약공단 내 ‘생물다양성 공원’을 조성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진노랑상사화’를 포함한 자생식물 21종, 약 2000주를 식재하는가하면, 2일에는 에쓰오일·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와 함께 멸종위기 황쏘가리 복원을 위해 치어를 방류하는 등 민관 협력을 잇따라 진행한 것. 이는 온난화와 플라스틱 쓰레기 등으로 나날이 황폐화되어가는 지구 환경을 조금이라도 보살피기 위한 발걸음이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환경재단은 코스맥스와 함께 화성특례시 향남제약공단 내 ‘생물다양성 공원’을 조성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진노랑상사화’를 포함한 자생식물 21종, 약 2000주를 식재했다. 이는 멸종위기 식물과 자생식물의 증식 및 서식 공간 확대를 통해 도시 내 생물다양성을 복원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의 일환.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식물 중심의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은 여전히 주목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착안해 추진됐다. 현재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