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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 Review

사모펀드, 대기업 지분 확대...재계 "경영권 방어 수단 필요"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지분율 2011년 44% → 2021년 60%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대기업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사모펀드가 지분을 확대하고 있어, 재계에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국내 자산 순위 100대 기업의 주요 주주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0년 동안 오너 주주의 지분율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사모펀드의 지분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진행한 전경련은 "정부가 자본시장법, 상법 등을 개정해가며 사모펀드나 국민연금의 기업경영 참여를 촉진시키는 상황에서, 사모펀드 등의 지분 확대로 기업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100대 기업의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들의 지분은, 사모펀드가 2011년 14.4%에서 2021년 21.6%로 7.2%p 증가하며 가장 많이 확대됐다.

정부는 17.1%에서 20.5%로 3.4%p 증가했고, 국민연금은 7.4%에서 8.7%로 1.3%p, 우리사주가 6.4%에서 7.4%로 1.0%p 증가했다. 하지만 오너 지분은 43.2%에서 42.8%로 0.4%p 줄었고 계열사 등 법인 주주는 12.0%에서 10.8%로 1.2%p 줄었다.



5% 이상 주주가 아닌, 지분이 가장 많은 최대주주의 경우에는, 오너 주주가 최대주주인 기업이 100대기업 가운데 84개사로 가장 많았고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기업은 6개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렇게 오너 주주가 숫적으로는 압도적으로 많지만, 지분율로 볼 때는 오너주주가 42.8%인 반면, 사모펀드는  21.6%나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100대기업 최대주주 가운데 숫적으로 적은 사모펀드가 지분율로는 두 번째로 큰 이유는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경우 이들의 지분율이 지난 10년 동안 큰 폭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모펀드나 자산운용사 등이 최대주주인 6개사의 경우, 지분율이 2011년 43.6%에서 2021년 60.0%로 16.4%p나 늘었다. 

조사를 진행한 전경련은 이렇게 사모펀드의 지분율이 확대된 이유로 "정부가 기업 M&A나 자금조달을 활성화한다는 명목으로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금융자본의 기업경영 참여가 늘어난 것"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연금 또는 정부가 최대주주인 기업도 최대주주 보유지분이 소폭(국민연금 +1.4%p, +정부 0.6%p) 증가했다. 반면 최대주주가 오너 기업은 최대주주 지분이 2011년 43.2%에서 2021년 42.8%로 0.4%p 감소했다.



■ "사업재편의 협력 파트너에서 경영권 위협세력으로 돌변하기도..."

지난 10년간 조사대상 100곳 중 경영권이 변경된 기업이 10곳인데 이 중 4곳(롯데손해보험, 유안타증권, 대우건설, SK증권)을 사모펀드가 인수했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금융계열사를 매각할 때 이를 사모펀드가 인수한다거나,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빠졌을 때 긴급자금을 수혈해주는 등 사모펀드의 역할은 다양하다. 

그러나 최근 교보생명과 어피니티컨소시움과의 분쟁사례에서 보듯, 초기에는 재무적 투자자로서 경영자에게 우호적이다가 이후 주주간 계약을 빌미로 경영권을 위협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년 최대주주 변동 기업


정부가 토종자본을 육성하고 해외 PEF들과의 역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자본시장법상 ‘10% 보유의무 룰’을 지난해 폐지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美 행동주의펀드 엘리엇이 2019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계획을 무산시키거나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면서 그 과정에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긴 것처럼, 이제 국내 사모펀드들도 더 적은 비용으로 대기업 경영권을 공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 다양한 경영권 공격에 노출..."대등한 경영권 경쟁환경 만들어야"

기업 오너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세력들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으나, 이를 방어할 수단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경련은 주장한다. 특히 상법상 ‘3% 룰’ 때문에 주요주주 간 경쟁에서 최대주주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2003년 소버린과 SK 간 경영권 분쟁에서 확인된 것처럼,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과 합산하여 3%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는 ‘지분 쪼개기’로 보유지분 전량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소버린은 SK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주) 주식 14.99%를 집중 매입했다. 이후 소버린은 감사위원 선출시 3% 의결권 제한을 받지 않도록 미리 5개 자회사에 2.99%씩 지분을 분산시키고, 경영진 퇴진과 부실계열사 지원 반대, 배당 확대 등을 요구했다.

SK측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약 1조원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버린은 2년 뒤 투자액의 5배인 9,459억원을 주식매매차익과 배당금으로 챙기고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정부가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가며 국민연금이나 사모펀드의 기업경영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나, 차등의결권 같은 경영권 방어수단이 필요하다는 기업 의견은 외면하고 있다”면서,

“경영권 공격세력과 방어세력이 경영권 시장에서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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