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1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Research & Review

전경련 "러·중이 79% 장악한 원전시장...한미동맹으로 돌파해야"

미국 주도 수출 프로그램 참여해 제3국 공동 진출 필요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현재 세계 원전 시장은 러시아와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한국은 미국과 함께 손을 잡고 러시와와 중국의 장벽을 돌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3일,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박상길 박사에 의뢰한 '한미 원자력 민간 협력방안 보고서'를 기반으로 원전 수출 시장은 단순 비즈니스를 넘어 진영 간 패권 경쟁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동맹국인 미국과 선진 원전 수출, 원전 연료 공급망 구축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러시아, 세계 원전 수출 시장의 68% 점유...글로벌 영향력 공고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세계 원전 수출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국가는 단연 러시아다. 2022년 기준 13개국에서 건설 중인 수출 원전 34기 중 러시아가 건설하는 비중은 23기로 전체의 약 68%를 차지한다. 중국은 4기, 한국 4기, 프랑스 3기 등이다.

세계 건설 중인 수출 원전 현황 (2022년)



■ 중국, 세계적인 ‘탈원전 흐름' 틈타 신흥강자로 부상

중국은 러시아에 비해서 원전 수출에 있어서는 후발주자지만, 거대한 국내시장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 '일대일로'로 대표되는 국가 주도의 강력한 해외 진출 정책에 힘입어 자체개발 원전 'Hualong One'을 파키스탄과 아르헨티나에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파키스탄과 아르헨티나에 총 건설비용의 약 80%를 초장기·저금리 자금으로 지원했다.

또 카자흐스탄과는 우라늄 협약을 맺어 국내외 원전 확대를 위한 안정적인 원전연료 공급망 기반구축에도 착수했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우라늄 매장량의 약 15%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우라늄 생산량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 원전 수출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시기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독일 등 주요 원전 강국들이 탈원전 정책 등으로 원전 수출 역량이 크게 감소된 시기와 일치한다.

2022년 세계 건설 중인 수출 원전 현황



■ 미국, 러·중 패권에 맞서 범정부 차원 수출 전략 추진

러시아와 중국의 강력한 정부 지원과 국영기업 중심의 원전 수출 체제와 달리, 미국은 지금까지 원전 수출을 대부문 민간기업에 맡겨놨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해외에 원전을 수출할 때 핵 확산방지기준을 충족하는지 심사하는 데 그쳤다.

미국은 원전연료 생산능력에서도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다. 미국은 러시아의 핵군축을 위해 1993년부터 2013년까지 20년간 진행된 ‘Megatons-to-Megawatts’ 프로젝트에 따라 세계 우라늄 농축시장의 주도권을 러시아에 넘겨줬다.

1985년 64%였던 미국의 세계 우라늄 농축시장 점유율은 2015년 8%로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러시아의 점유율은 7%에서 45%로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세계 원전시장 잠식을 심각한 안보위협으로 인식하고, 민간기업과 시장에 맡겨놓았던 원전산업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원전산업 경쟁력을 복원시킬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미국 의회도 올해 일련의 법안들을 발의하면서 ‘범정부’ 차원의 원전 연료를 포함한 원전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마련하고 동맹국과의 원전 수출 협력 강화 등을 주문하고 있다. 

원전 관련 2023년 미국 의회 주요 법안 발의 동향



■ 한미 협력방안 ① : 선진 원전(SMR) 제3국 수출 공동추진

미국 정부와 의회의 정책방향을 살펴보면, 미국 원전산업 경쟁력 복원의 핵심은 기존 대형원전이 아닌 SMR(소형모듈원전) 과 같은 선진원전의 개발 및 수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SMR은 기존 대형원전에 비해 용량이 작아(30~300MW), 비교적 적은 투자비용으로 수요지 인근에 입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전력공급뿐만 아니라 산업공정용 열공급, 수소생산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세계 원전시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서 작년부터 ‘퍼스트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작년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퍼스트 프로그램 지원을 공식화한 바 있다.

'퍼스트 프로그램'이란, 신규원전도입국에 SMR 도입을 위한 초기 기반 구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세르비아, 가나, 케냐,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10개국이 공식적으로 참여를 신청했으며, 미국의 동맹국으로 프로그램 지원을 공식 발표한 국가는 한국, 일본, 캐나다 3개국이다.




■ 한미 협력방안 ② : 원전 연료(HALEU) 공급망 공동구축

미국은 SMR 개발과 수출뿐만 아니라 SMR의 연료로 쓰이는 ‘핼리우’의 안정적 확보를 에너지·국가 안보 확보 차원에서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SMR 개발에 필수적인 핼리우 수급도 러시아 로사톰의 원전 연료 자회사인 테넥스社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핼리우 수급의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내 핼리우 생산능력 강화를 위해, IRA법이나 'HALEU Availability Program(2020년)' 등과 같은 정책적 노력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미국 영토 안에서 핼리우를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은 소규모 실증연구시설을 제외하고는 전무하다.

아직 우리나라는 핼리우에 적합한 농축도의 원전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핼리우 농축시설 자체건설은 어렵지만, 미국 내 대규모 핼리우 농축시설 건설사업에 지분투자 또는 EPC 형태로 우리 기업이 참여한다면 핼리우 수급문제 해결에 있어 동맹국으로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으로 우리나라 에너지·건설 분야 기업과 미국 SMR 분야 혁신기업과의 협력의 물꼬는 트인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고 SMR을 중심으로 세계 원전시장 위상회복을 위해 동맹국과 협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액션플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Research & Review

더보기


ESG 기업 공헌활동

더보기


PeopleㆍCompany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