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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66개 유엔기구 탈퇴.. 국제 기후 질서 균열 속 한국의 선택은?

미국의 후퇴는 곧 중국·EU의 기후 리더십 부상 의미하기도
한국, 배터리·수소 등 기회 얻는 대신 감축 목표 상향 압력
개도국 지원 줄어들면서 기후 취약국 대응 역량 약화 우려도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미국을 66개 유엔 및 국제 기후·과학 관련 기구에서 탈퇴시키겠다고 발표하면서 세계 기후 거버넌스가 중대한 균열에 직면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같은 핵심 기구가 포함된 이번 결정은 미국의 기후 리더십 상실을 공식화하는 동시에 중국과 유럽연합(EU)의 부상을 촉진하고 개도국 지원 축소와 국제 무역 질서 변화까지 불러올 수 있다. 한국 역시 동맹국 미국의 후퇴와 강화되는 글로벌 규제 사이에서 외교적 균형과 산업 전략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 국제적 기후 대응 체제에서 사실상 손을 떼겠다는 선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66개 유엔 및 국제 기후·과학 관련 기구에서 탈퇴시키겠다고 발표한 것은 단순한 외교적 결정이 아니라 세계 기후 질서의 근본적 균열을 의미한다. 이번 조치에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같은 핵심 기구가 포함돼 있으며, 이는 미국이 국제적 기후 대응 체제에서 사실상 손을 떼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지는 때문이다. 


영국의 기후·에너지 전문 언론 매체 Carbon Brief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1850년 이후 누적 542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온 세계 최대 기후 오염국으로, 현재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가 핵심 기구에서 이탈하는 것은 국제사회가 합의해온 과학적 근거와 협상 동력을 약화시키며, 다자 협력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닐 수밖에 없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결론이지만 그것이 가진 다른 면 역시 존재한다.


미국의 후퇴가 동시에 다른 국가들이 주도권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는 점이 그렇다. 대표적인 국가가 중국이다. 중국은 이미 재생에너지 투자 규모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해 기후 규제를 강화하며 기후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는 곧 미국이 빠진 자리에서 중국과 EU가 주도권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며, 이후 국제 기후 협상에서 힘의 균형을 바꾸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개도국 지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지원 축소가 불가피하다. 미국은 녹색기후기금(GCF)에 30억 달러를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10억 달러만 납부한 뒤 지원을 중단했다. 이번 탈퇴로 인해 기후 취약국에 대한 지원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기후 변화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개도국들의 적응과 감축 역량을 약화시키고, 국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동시에 미국 기업은 규제 완화로 단기적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EU와 중국의 강화된 규제 환경에서는 오히려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특히 CBAM은 미국산 철강, 화학 제품, 에너지 집약적 산업 제품에 직접적인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무역 질서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복잡한 외교적 딜레마에 직면한다. 미국과 긴밀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기후 문제에서는 EU와 중국과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후퇴는 한국이 외교적 균형을 더 정교하게 맞춰야 하는 과제를 던진다. 


산업적으로는 양면적 효과가 예상된다. 미국의 규제 완화는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은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 그러나 EU와 중국은 기후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한국 기업은 수출 시장별로 이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기후 기술 경쟁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미국의 후퇴로 글로벌 기후 기술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배터리, 수소,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한국은 이미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미국의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회는 곧 국제사회의 기대와 압력으로 이어져 한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과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요구받을 수 있다. 이는 한국 정부와 기업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후 기술 경쟁력 강화와 시장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정책 후퇴가 아니라 국제 기후 질서의 균열을 의미한다. 미국의 영향력 축소와 중국·EU의 부상은 새로운 국제 구도를 형성할 것이며, 한국은 그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한국의 해법은 명확하다. 친환경 기술 투자 확대와 외교적 균형 유지. 미국의 후퇴가 가져올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은 기후 기술과 외교적 리더십을 동시에 강화해야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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