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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 여전한데 이번엔 적조까지…깊어지는 어민 속앓이

남해·여수 앞바다 적조 발생..해수부 ‘주의’ 경보 발령
코클로디니움 밀도 증가..선제 조치 등 해수부 대응 강화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몇 년간 잠잠하던 바다가 여름의 끝자락에 붉은 경고를 띄우며 잊혀졌던 공포심을 되살리기 시작했다. 해양수산부는 8월 26일, 경남 남해와 전남 여수 앞바다에 적조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몇 년간 잠잠하던 적조의 등장은 안 그래도 고수온에 시달리던 어민들의 형편을 더더욱 악화시킬 전망이다. 


최근 어민들을 괴롭혔던 고수온 현상에 밀려 그 심각성이 묻히긴 했지만 적조 역시 고수온 현상 못지않게 어민들에겐 골칫거리였던 일이다. 특히 기후변화와 해양 생태계의 불안정성이 겹치며, 적조는 언제든지 재난으로 돌변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으로 남아 있는 만큼 이번 적조 경보에 적절한 대책이 요구된다.


◆ 고수온과 함께 발생할 경우 피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이번 경보는 국립수산과학원이 남해와 여수 앞바다에서 유해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의 밀도가 급격히 증가한 것을 확인하면서 발령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8월 25일 경남 남해 앞바다에 이어 하루 만인 8월 26일 전남 여수 가막만과 전남 남해에 추가로 예비특보를 발표하며 적조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이미 남해안 양식업계 종사자들은 적조의 등장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적조는 단순히 바닷물이 붉게 변하는 현상에 그치지 않는 일종의 재난이기 때문이다. 산소를 과도하게 소비하거나 독성 물질을 분비해 해양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양식장을 초토화시키는 재난으로 이어지는 적조의 본모습을 익히 아는 때문이다.


이번 경보가 더 두려운 것은 최근의 기후 변화가 적조의 파괴력을 높일 가능성을 확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7월 집중호우 이후 고수온이 지속되며, 적조 생물의 번식에 최적의 환경이 형성된 상태다. 해수 온도는 24~27℃ 수준으로 유지됐고, 육상에서 유입된 영양염류가 바다로 흘러들며 적조 확산을 더욱 부추겼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지금의 해양 조건은 적조 생물에게 이상적인 번식 환경”이라며, “9월 초까지 확산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과학원의 예측이 들어맞을 경우, 인근 양식업계에는 치명적인 피해가 불가피해진다. 


벌써부터 적조가 발생한 해역 인근 양식장에서는 산소 부족으로 인한 어류 폐사 가능성이 제기되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그를 잘 보여준다. 어민들은 황토 살포와 산소 공급 장비를 점검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적조 피해가 없었던 만큼 경계심이 느슨해진 것도 사실이다.


경남 거제에서 해상 가두리 양식장을 운영하는 한 어민은 “예전엔 장마 끝나면 적조 걱정부터 했는데, 요즘은 고수온이 더 무서워요. 물 온도가 30도 가까이 오르면 물고기들이 숨도 못 쉬고 떠오릅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최근 어민들의 관심사는 고수온 현상에 몰려있었던 것.


게다가 최근의 피해 양상 역시 적조보다는 고수온으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었던 것만큼 어민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의 상황을 경시할 수는 없다. 특히나 올해처럼 고수온과 적조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피해는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 해양 환경 변화로 코클로디니움 출현 빈도·강도 줄어

어민들의 우려가 실체 없는 공포에 불과한 것이 아님은 과거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통영에서는 코클로디니움 적조로 양식어류 212만 마리가 폐사하며 36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2023년 경남 연안에서는 고수온과 적조가 겹치며 1,466만 마리의 어류가 폐사해 피해액이 207억 원에 달했을 정도로 적조의 파괴력은 무시무시하다.


이후 적조가 잠잠해지면서 관련 피해는 크게 줄었지만 그것이 적조의 파괴력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뜻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전 사례보다 오히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간 적조 발생 빈도가 현저히 줄면서 어민들의 경각심이 희석된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적조가 줄어든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연안 생태계의 변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온과 강수 패턴, 표층과 저층의 물순환 등 해양 환경이 달라지면서 코클로디니움의 출현 빈도와 강도가 줄어든 것이 그 이유로 꼽힌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코클로디니움 적조가 1995년부터 20년간 맹위를 떨치다, 2010년대 후반부터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감소세가 영구적인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나라 바다가 점차 아열대화되면서 기존 적조 생물 외에도 새로운 유형의 유해성 적조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헤테로시그마, 스켈레토네마 등 다양한 종이 혼합 출현하며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번 경보 발령이 그를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피해 우려 역시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나 올해처럼 고수온이 기승을 부리는 시점에서 적조가 발생할 경우,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 번의 대규모 적조로 수백억 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보험 미가입 어가의 경우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뿐만 아니라 생태계 회복에도 수년이 걸릴 수 있어, 피해는 단순한 경제적 손실을 넘어 해양 생물 다양성과 식량 자원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가히 재앙이라 부르기 충분한 적조로부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현재 적조 발생 해역에 황토 살포와 액화산소 공급장치 투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드론과 위성 기반 예찰 시스템을 통해 확산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적조 생물의 밀도와 해양 환경 변화를 분석해 추가 경보 발령 여부를 검토 중이다. 당국은 어민들에게 양식장 수질 점검과 산소 공급 장비 가동을 지속할 것을 당부하고 있으며, 향후 기상 조건과 수온 변화에 따라 적조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관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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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재단, 멸종위기 식물 및 담수어종 복원 행보 ‘구슬땀’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환경재단이 민간기업 및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와 함께 국내 멸종위기 식물과 어류 복원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1일 코스맥스와 함께 화성특례시 향남제약공단 내 ‘생물다양성 공원’을 조성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진노랑상사화’를 포함한 자생식물 21종, 약 2000주를 식재하는가하면, 2일에는 에쓰오일·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와 함께 멸종위기 황쏘가리 복원을 위해 치어를 방류하는 등 민관 협력을 잇따라 진행한 것. 이는 온난화와 플라스틱 쓰레기 등으로 나날이 황폐화되어가는 지구 환경을 조금이라도 보살피기 위한 발걸음이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환경재단은 코스맥스와 함께 화성특례시 향남제약공단 내 ‘생물다양성 공원’을 조성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진노랑상사화’를 포함한 자생식물 21종, 약 2000주를 식재했다. 이는 멸종위기 식물과 자생식물의 증식 및 서식 공간 확대를 통해 도시 내 생물다양성을 복원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의 일환.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식물 중심의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은 여전히 주목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착안해 추진됐다. 현재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