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2 (화)

  • 맑음동두천 -0.4℃
  • 구름많음강릉 4.4℃
  • 맑음서울 0.7℃
  • 맑음대전 2.8℃
  • 구름많음대구 5.0℃
  • 구름많음울산 5.6℃
  • 맑음광주 5.0℃
  • 흐림부산 6.9℃
  • 맑음고창 4.1℃
  • 맑음제주 9.8℃
  • 맑음강화 -0.1℃
  • 맑음보은 1.3℃
  • 맑음금산 1.0℃
  • 구름많음강진군 5.9℃
  • 구름많음경주시 5.6℃
  • 구름많음거제 7.8℃
기상청 제공

기후 · 에너지

코앞 닥친 에너지 전환, 과도기 속 LNG 활용 두고 설왕설래

과도기적 선택 주장에도 LNG 대한 기대감은 여전
장기적인 탄소중립 목표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 상존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액화천연가스(LNG)는 오랫동안 석탄과 석유에서 청정에너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잠시 거쳐가는 연료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업계에서는 LNG가 단순한 과도기적 선택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사용 가능한 최종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 근거로는 기존 화석연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자주 강조된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가 실제로 실현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장점 못지 않게 단점 역시 선명하기 때문이다.


◆ 포기하기 힘든 LNG, 친환경 전환의 핵심 카드 대접

LNG를 에너지 전환을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이처럼 끊이지 않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LNG를 미래 에너지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현재 해운사들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이중연료 엔진을 장착한 신조선을 적극 발주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와 HMM은 자동차 운반선과 컨테이너선에 LNG 엔진을 도입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대응한다. 


발전업계 역시 석탄을 대체할 LNG 발전소 건설을 이어가고 있다. 경남 하동에서는 1조 3800억 원 규모의 LNG 복합발전소가 승인되어 2029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천안에서는 한국남동발전이 8000억 원을 투입해 500MW급 LNG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SMART ENERGY FIELD’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도 LNG를 친환경 전환의 핵심 카드로 내세운다. 최근에는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2028년부터 10년간 총 3300만 톤 규모의 미국산 LNG를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과 무역 협상 과정에서 나온 합의의 일환으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완화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 


그러나 동시에 장기적인 탄소중립 목표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한적인 실운항 데이터 공개, 불투명한 메탄 누출 관리 성과 등이 우려의 근거다. LNG의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에 대한 확신 없이는 탄소중립을 구현하는 도구로 사용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본질적으로 실제 운항과 가동 과정에서 어떤 수준의 배출이 발생하는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감축 효과는 주장에 그칠 수밖에 없다. 특히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수십 배 강력한 온실가스인 만큼 관리 성과가 불확실하다면 LNG의 전체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


국내에서 제기되는 이러한 의문은 세계적으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LNG의 미래를 둘러싼 불안 요인은 국제 시장에서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최근 몇 년간 국제 시장에서 LNG 운반선 운임은 급락했다. 기후솔루션이 지난 8월 발간한 ‘수요는 줄고, 설비는 남고: 한국 LNG 터미널 좌초자산의 경고’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LNG 터미널에서만 약 6조 6000억 원에서 최대 12조 3000억 원에 이르는 좌초자산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당진 LNG 터미널 확장 사업 하나만으로도 최대 8770억 원의 손실 위험이 존재한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세계은행과 국제에너지기구 역시 메탄 누출 위험을 지적하며 LNG의 친환경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IEA는 LNG 공급망에서 연간 3억 500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으며, 이 중 약 9000만 톤은 메탄 누출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과 미국의 금융권은 이러한 위험을 반영해 LNG 인프라 투자를 장기적으로 위험 자산으로 분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탄소 배출 적지만 메탄 누출까지 고려하면 실익 적을 수도

배출 측면에서도 LNG의 현실은 복잡하다. 이중연료 엔진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엔진에서 발생하는 메탄 누출이 전체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상쇄한다. 채굴, 액화,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누출까지 고려하면 LNG의 전주기 배출량은 석유와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합성 LNG와 바이오 LNG 같은 대안이 거론되지만 공급망 규모와 비용은 아직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에너지 전환의 큰 그림 속에서는 다른 선택지들의 가능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 재생에너지로 분류되는 태양광과 풍력은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 기술 비용도 빠르게 낮아지면서 경제성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간헐성 문제와 전력망 안정화가 과제로 남아 있다. 수소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무탄소 연료로 주목받지만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 여부가 관건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 수소’는 친환경성이 높지만 아직 비용이 높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기 쉬운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지만 질소산화물 발생 가능성과 공급망 구축의 초기 단계라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대안들의 장점과 한계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LNG는 여전히 단기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임시 선택지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와 수소, 암모니아 같은 차세대 연료가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 해답으로 부상한다. LNG가 에너지 전환의 종착지로 자리매김하려면 투명한 배출 데이터 공개, 메탄 누출 관리 기술의 상용화, 합성·바이오 LNG의 경제성 확보, 그리고 국제 규제와 금융 환경과의 정합성이 충족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이 조건들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하고 있다. 국내의 확장 움직임과 글로벌의 경고 신호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LNG는 여전히 잠시 거쳐가는 선택지일 가능성이 크다. 업계와 정책 당국은 LNG를 최종 해답으로 포장하기보다 재생에너지와 차세대 연료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LNG의 역할을 냉정하게 규정해야 한다.

Research & Review

더보기


환경 · ESG

더보기


PeopleㆍCompany

더보기
HS효성, 차세대 배터리 핵심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기대치는?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HS효성그룹이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진출한다. 이는 ‘원천기술과 지적 자산에 기반한 가치 극대화’를 강조해 온 조현상 부회장의 ‘가치경영’의 일환이다. HS효성이 지난달 31일 1억2000만유로(약 2000억원)을 투자해 벨기에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재 기업 유미코아의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EMM을 인수하고, 유미코아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 이번 거래는 당국의 승인을 거쳐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유미코아는 100년이 넘는 역사와 첨단소재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촉매, 반도체, 방산, 우주항공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및 생산 능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이다. 최근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희토류 관련 기술도 보유하고 있고, 한때 퀴리 부인이 라돈, 우라늄 등 연구 활동을 했던 곳으로도 명성을 떨친 곳이기도 하다. ■ 실리콘 음극재, 향후 40% 성장 예상되는 차세대 배터리 게임 체인저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의 음극에 적용되는 소재로 기존의 흑연 음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최대 10배 이상 높아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전기차의 충전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