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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편되는 세계 원전 시장, 확장하는 중·러, 합의 모색하는 한국

세계 원자력 시장 무게 중심 서방에서 중·러로 급격히 이동
갈피 못잡는 한국, 실용성은 인정하나 여론 잡기가 난감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중국과 러시아가 전 세계 원자력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두 나라는 신규 원전 건설에 있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며 신흥국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원전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뜻으로 이는 에너지 안보와 지정학적 구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반면 한국은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면서 원전을 ‘신중한 유지’ 전략으로 관리하고 있다. 글로벌 원전 경쟁이 중·러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한국의 선택은 향후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그리고 국제적 위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중·러, 신규 원전 건설의 90% 차지하며 독점 체제 구축

니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18일, 중국과 러시아가 전 세계 신규 원전 건설의 90%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전세계 신규 원전 건설을 양국이 나눠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단순한 건설 규모를 넘어 두 나라가 원전을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 신흥국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과 기술 수출을 결합한 ‘패키지 외교’를 펼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이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자명하다. 양국을 저지할 기술력을 갖춘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서방 국가들이 비용 부담과 규제 강화, 사회적 반대 여론으로 신규 원전 건설에 사실상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중·러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시장을 독점하며 국제 표준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90%라는 수치는 세계 원자력 시장의 무게 중심이 서방에서 중·러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는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59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며 38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오랜 건설 경험과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신흥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두 나라는 원전을 단순한 발전소가 아닌 장기적 협력 관계의 수단으로 활용하며, 금융 지원과 기술 수출을 결합한 전략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중·러가 원전을 외교와 경제 영향력 확대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원전을 확대하기보다 관리와 조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


환경부는 2025년 11월 27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착수를 발표했으며, 이 계획에는 탈석탄 로드맵과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국민 여론조사로 결정하는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돼 예측이 엇갈리고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새 국가 전력 계획에 신규 원전 건설이 담길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기류다. 


그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7월 28일 공개한 에너지 전환 정책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고,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보다 앞선 4월 22일 발표된 ‘2030 석탄발전 완전 퇴출’ 로드맵은 한국의 에너지 전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 엇갈리는 국내 기류, 원자력은 어디로

국내에서는 원전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뜨겁다. 일부 산업계와 전문가들은 신규 원전 건설 제한이 원전 생태계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는 안전성과 폐기물 문제를 들어 원전 확대에 반대하며,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을 지지한다. 


이러한 갈등은 2026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국민 여론조사라는 형태로 직접 반영될 예정이어서, 정책 결정 과정 자체가 사회적 합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한국이 내부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사이, 국제 사회는 또 다른 요구를 내놓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는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현재의 세 배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원전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대비는 뚜렷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원전 건설을 통해 자국 기업의 기술력과 공급망을 강화하고, 이를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한다. 반면 한국은 국내 신규 건설 제한으로 산업 생태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같은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SMR은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어, 한국이 국제 경쟁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정치·외교적 함의도 크다. 원전은 단순한 에너지 인프라가 아니라 장기적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수단이다. 중·러가 신흥국에 원전을 수출하면서 해당 국가와 수십 년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반면, 한국은 재생에너지와 탈석탄을 중심으로 국제 협력의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글로벌 의제에는 부합하지만, 원전 중심의 국제 영향력 경쟁에서는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현재 세계 원전 시장은 ‘확장’과 ‘신중 유지’라는 두 가지 전략이 맞서는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원전을 무기로 영향력을 넓히는 가운데, 한국은 탈석탄과 재생 확대 속에서 원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향후 국제 질서와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한국이 원전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그 균형점이 향후 에너지 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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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 권역별 수소경제 생태계 조성 ‘구슬땀’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수도권과 영·호남, 충청, 강원 등 전국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부의 '수소도시 2.0' 전략에 맞춰 지역별 특화 산업과 연계한 수소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와 언론 보도에 의거해 주요 권역별 추진 상황등을 종합해 보면 먼저 ▲수도권의 경우는 모빌리티 및 융복합 단지 조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광역시는 전국 특별시와 광역시 중 가장 많은 수소 충전소와 수소 버스를 운영하며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2026년 공개를 목표로 '인천형 수소산업 육성 기본계획'도 수립 중에 있고, 경기 안산시는 'H2 경제도시' 브랜드를 앞세워 2026년 수소도시 조성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었는데, 기존 수소 교통복합기지와 연계한 수소에너지 융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평택시는 현대차그룹 등과 함께 수소 항만과 특화 단지를 중심으로 수소차 보급 및 인프라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이어 ▲영남권은 수소 생산 기반 강화 및 탄소중립 주거를 목표로 매진중이다. 특히 울산광역시는 전국 수소 생산량의 약 50%를 담당하는 '수소 산업의 메카'로 불리우고 있다. 북구 양정동 일대에 세계 최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