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경제뉴스=이상현 편집위원]
미국은 딱히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러시아를 군사적 최고 경쟁자로 여기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국방전략상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공격의도가 없음을 거듭 설명하면서도 군사안보의 중심 축을 ‘인도태평양전략’이라고 인정했다. 북한 핵무력이 미국과 일본, 한국 모두에 위협이기 때문에, 한국은 스스로 강해진 힘으로 북한의 무력에 맞서라는 취지로 방위비 분담 증액을 에둘러 요청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미국 군가전략의 핵심 동맹 지위를 공고히 했다. 8일 집권 자유민주당이 명실상부한 다수당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재무장을 추구하며 중국에 각을 세우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응개념과 ‘일맥상통’한다.
유럽에 대해서는 “너희 안보는 너희가 좀 해라”는 식의 타박을 주는 뉘앙스다. 이란에 대해서는 계속 압박기조를 유지하며 “핵 협상을 기피하지 말라”고 하는데, 이란은 “우리가 재래식 무기 협상을 거부했ㅈ디 언제 핵 협상을 거부했냐”고 맞대응 하고 있다.
미국 전쟁부(국방부)는 23일(워싱턴 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2026 국가방위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 NDS)을 전격 발표했다.
자국 안보 및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에 집중
미국은 자국 영토 방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하는 한편, 세계 다른 지역의 동맹국에 대한 지원을 줄일 계획이라고 새로 발표한 ‘2026 NDS’에 명시했다.
미 전쟁부가 23일(워싱턴 현지시간) 발표한 문서에 따르면, 미군이 본토 방어와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함에 따라, 다른 지역의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은 자국의 안보에 대한 주요 책임을 지게 될 전망이다. 물론 “미군은 필수적 지원을 하겠지만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은 단서로 달았다.
전쟁부는 다만 “새로운 국가방위전략이 고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고립주의가 아닌 ‘정치적 현실주의’를 지지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전쟁부는 “미국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이익을 증진하는 데 분명한 목표를 두고 해외에 집중적으로 관여하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전쟁부는 NDS에 “주요 지역, 특히 그린란드와 아메리카만, 파나마운하에 대한 군사 및 상업적 접근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신뢰할 만한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먼로 독트린이 우리 시대에도 지켜지도록 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드론 대응 시스템 개발 예정
미 전쟁부는 새 NDS에서 “무인항공기 및 기타 현대 공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 및 배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중 위협 대응 시스템에는 미군이 본토 방어에 필요한 전자기 스펙트럼 접근 개념도 포함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 돔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이행에 특히 중점을 둔다는 얘기다.
전쟁부는 “미국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대규모 미사일 공격과 복잡한 공습을 격퇴할 수 있는 비용 효율적인 방안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핵전력은 현대화 하는 쪽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억지력과 확전 관리에 중점을 두고 핵전력을 현대화하고 적응시키는 노력을 지속한다는 것.
전쟁부는 “전반적 국가전략과 방어전략에 부합하는 강력하고 안전하며 효과적인 핵무기가 필요하다”면서 “변화하는 세계 핵 환경 속에서 억지력과 확전 관리에 집중하면서 핵전력을 현대화하고 조정할 것”이라고 새 NDS에 명시했다.
“유럽, 지역 방위에 주된 책임”
미국 전쟁부는 새 NDS에서 “유럽이 자체적인 재래식 방어에 대한 주요 책임을 맡는 것은 유럽이 직면한 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며 “유럽은 스스로의 방어에 대한 주된 책임을 지고 직면한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이 유럽 방위에 대한 주요 책임을 맡고 미국은 제한적인 지원을 제공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리는 유럽 동맹국들에게 그들의 노력과 자원이 우선적으로 유럽에 집중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 시절 영국은 일본과 한국에 해군을 자주 보냈다. 중국을 포위, 압박하는 ‘인도태평양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영국 항공모함(HMS Prince of Wales)가 일본 도쿄에 기항했다. 이 항공모함은 12개국 약 4000명 규모의 다국적 전단(Strike Group)의 일부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활동 중이다. 한국에도 상시 주둔하지는 않지만 한미일과 함께 다국적 연합훈련에 참여하는 빈도와 수준이 차츰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전쟁부가 NDS에서 언급한 “유럽의 유럽 방어 집중 원칙”에서 영국이 예외인 지는 불분명하다.
“러시아가 가장 큰 군사적 위협” 명시
새 NDS에는 “러시아가 세계 최대 규모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현대화하고 다양화하고 있어 미국에게 가장 큰 군사적 위협”이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왜 그런 지에 대해서는 딱히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군사・안보 전략적 경쟁국이자, 양대 패권국의 과점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경쟁국들이 몰라야 할 군사적 정보가 많이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러시아가 일부러 소모전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장기화, 국경 근처에서 장기전을 벌일 수 있는 국가적 능력과 결의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본다. 우크라이나 분쟁을 통해 러시아가 지구촌 전역에서 여전히 상당한 군사적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전쟁부는 “러시아는 여러 인구 및 경제적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전쟁은 러시아가 여전히 상당한 군사력과 산업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NDS 문서에 명시했다.
전쟁부는 다만 NDS 문서에서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부 회원국에 대한 통제된 위협”으로 지목했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군사안보 중심으로 보는 틀에서 러시아가 중국과 다른 이해관계를 가져야 하고 가질 것으로 기대하는 미국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국방 전략상 위협 국가 아냐”
미국 전쟁부는 중국이 러시아와 달리 미 국방 전략에서 위협 국가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중국을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강력한 국가”로 규정, 중국의 국제사회 영향력 확대를 인정했다.
전쟁부는 특히 이번 NDS 문서에서 “베이징은 국방비 지출을 위해 다른 국내 우선순위를 희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쟁부는 구체적으로는 “중국은 서태평양에서 장거리 타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장악해야 한다”고 NDS 문서에서 명시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유리한 군사력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명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전쟁부는 다만 “이런 방향이 중국을 지배하거나, 굴욕감을 주거나, 억압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았다. 특히 “중국의 권력 교체나 생존 경쟁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또한 수용할 수 있는 미국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히려 우리의 목표는 제한적이고 신중한 것으로, 중국을 비롯한 그 어떤 나라도 우리나 우리의 동맹국을 지배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반도체 회사 TSMC가 미국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엄청난 비중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미국 “이란, 핵무기 획득하려 협상”…이란 “뭔 소리냐? 협상 하자니까?”
2026년 NDS 문서에 따르면, 미 전쟁부는 이란이 핵무기 획득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명을 요청한 이란 장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내외신 언론에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평화적 핵 활동을 할 권리를 보장하는 논의는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NDS 내용을 곧바로 반박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미사일을 포함한 재래식 무기와 관련된 어떤 것도 논의하거나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감수할 수 없는 위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재래식 무기 관련 모든 협상에서 이란측이 실패할 수밖에 없고, 새로운 전쟁의 구실로 이용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 관계자는 “이란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전면전으로 간주, 가능한 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는 제한적 공격이든, 무제한 공격이든, 정밀 공격이든, 물리적 공격이든,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간에 모든 공격을 전면전으로 간주, 가능한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테헤란 시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다수의 미군 함정이 이란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고 밝힌 데 따른 반응이다.
“북한 핵무력은 한미일 위협”…일본이 지역안보 핵심축 의미
미국 전쟁부는 2026 NDS에서 “북한의 핵무력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점점 더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핵무력이 규모와 정교함 면에서 성장하고 있으며, 미국 본토에 대한 핵 공격이라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문서에 명시했다.
한국이 북한을 억제하는 데 있어서 ‘주된 책임’을 질 능력이 충분하며 그게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일본에 대해서는 한 단계 높은 동맹의 위상으로 언급한다. 전쟁부는 2026 NDS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직접적 위협이 된다”면서 일본을 지역안보와 아시아동맹 구조의 핵심 파트너로 언급했다. 일본을 미국 안보 전략의 핵심 축으로 인정한 것인데, “일본이 지역안보에서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대립각 대신 일본을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는 ‘인도태평양전략’을 펼 계획임을 시사했다.
한편 전쟁부는 2026 NDS에서 “이슬람 테러 단체에 대응하는 데 있어 자원 효율적인 접근 방식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을 공격할 능력과 의도를 가진 조직에 집중할 것”이라고 명시한 점이 눈에 띈다.
이상현 <엔트로피> 편집위원
러시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원,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원,
지구촌 팩트체크기구 GFCN 회원. 고정 칼럼 [엔트로피 網] 등을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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