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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ㆍ中 정상회담, 문대통령의 경제 과제

수출, 투자, FTA 등 경제 현안 산적...역대최대 경제사절단 구성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시진핑 중국주석을 만난다. 벌써 3차 정상회담으로 어느때보다 한ㆍ중 정상의 만남이 자주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현재 양국간에 놓여진 현안이 많고 복잡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사드와 북핵 문제가 이번 회담의 핵심 현안이지만 또 다른 한편, 재계에서는 외교적 현안 외에도 양국간 경제교류와 협력 문제도 결코 놓쳐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외교문제때문에 그동안 얼어붙었던 경제교류의 물꼬를 터야하고, 또 여기서 그치지 말고 이번 기회에 한ㆍ중 간 수출과 투자, 통화스와프와 FTA 등 양국간에 얽힌 경제문제도 한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중 정상회담의 의미와 과제' 보고서에서는,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수출이나 투자도 지금까지와 달리 대상품목을 고급화ㆍ첨단화 해야 하고, 현행 한중 통화스와프나 FTA도 상호개방과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수출ㆍ수입 품목의 고급화, 투자 분야의 첨단화 

그동안 한중 교역은 저가품과 농수산물이 주요 품목이었지만 최근 중국 경제규모가 커지고 중국인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출은 물론 수입품목도 기술수준이 높은 고급제품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에 수출하는 품목도 나날이 고급화돼 고급품목 비중은 2000년 19%에서 지난해 39%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측면에서도 중국기업의 한국내 투자는 부지매입, 공장설립 등 직접 투자가 68%에 달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중국 투자는 일반 제조업에 편중돼 있고 서비스 투자도 유럽, 일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고 현대경제원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산업구조를 첨단화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분야에 대한 외국인투자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술력이 낮은 투자에는 '외국인투자 지도 목록' 등 네거티브 리스트를 도입해 규제하고 있다. 

우리 투자기업들이 중국정부의 지원을 충분히 활용하고 또 규제의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기업도 중국의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하지만 정부도 한국기업에 대한 중국정부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 한ㆍ중 자유무역협정과 통화스와프 개선

업계에서는 이번 한ㆍ중 정상회담을 기회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과 통화스와프도 개선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한다.

양국 간 체결된 현행 FTA는 우리에게 불리한 조항이 많아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한중 FTA의 서비스 부문은 ‘최혜국 대우’가 아닌 그보다 수위가 낮은 ‘분쟁해결’ 조항으로 돼있다. 이러 조항때문에 이번에 사드문제로 중국이 우리에게 관광 등 부문에서 보복을 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또 양국이 서로를 최혜국 대우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연구개발, 도로운송장비의 유지 등 65개(전체 서비스업종의 42%) 분야를 한국에 개방하지 않은 상태인데 중국은 스위스, 호주 등에는 이러한 업종을 개방하고 있다.

한편, 한국과 중국은 2012년부터 한ㆍ중 통화스와프를 무역결제에 활용하고 있는데 갈수록 위안화의 비중이 커져 양국 간 금융의 균형과 안정 유지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중 통화스와프는 560억 달러 (한화 62조원) 규모로 한국 전체 통화스와프의 46%에 달해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전체 통화스와프에서 한ㆍ중 스와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 역대 최대 경제사절단...중국에 선물도 듬뿍

정부도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기회로 양 국의 경제협력을 최대한 끌어 내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꾸리는 등 많은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쪽에서는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 LS그룹 구자열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과 총수 참석이 어려운 삼성전자의 윤부근 부회장, LG의 구본준 부회장 등이 이번 경제사절단에 참가한다. 

금융권에서도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한국수출입은행 은성수 행장, 신한은행 우성호 행장, KB국민은행 허인 행장, KEB하나은행 함영주 회장 등 주요 국책은행과 시중 은행장들도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총 260 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중국을 찾아 경제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도 사드여파로 중국 판매가 절반으로 감소한 현대차 충칭 공장을 방문해 사드갈등 해소를 지원할 예정이며 방중 셋째날인 15일에는 중국 경제분야 총괄자인 리커창 국무총리를 만나 얼어붙은 경제교류 해소와 함께 향후 새롭게 전개될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한다.

정부와 기업들은 경제협력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푸짐한 선물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8조원 규모의 중국 반도체 공장 증설계획을 가져가고 정부도 그동안 기술유출 우려로 승인을 유보했던 LG디스플레이 공장 승인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사절단에 앞서 중국 태양광 사업장을 미리 방문해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경색된 한중교류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들의 對중국 투자 보호와 원-위안 환율 안정, 상호 금융규제 완화, 중국 서비스 시장 확대 등의 어려운 과제를 풀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화학약품을 수입하고 있는 수입업체 대표는 "중국인의 시 주석에 대한 신뢰로 미뤄볼 때 이번 한ㆍ중 정상회담으로 반한감정의 상당부분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관계 회복에서 더 나아가 중국의 경제발전 단계에 따라 새롭게 구축돼야할 양국 경제협력의 발판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기대를 높였다.   

역대최대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시진핑 주석을 찾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경제계는 물론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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