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지구 환경보호를 위한 전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절감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탄소 배출원 중 하나인 석탄화력 발전소 폐쇄 계획이 미국서 차질을 빗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iM증권 전유진 연구원이 지난 14일, ‘계획대로 폐쇄되지 못하고 있는 미국 석탄발전소들과 그 시사점’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딜레마를 분석한 것인데, 이는 막대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AI)의 확산과 이를 처리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의 건립 러시와 운영에 소요되는 막대한 에너지 확보를 위해 에너지 발전원을 가리지 않고 모두 활용해야하는 상황에 처한 때문이라는 것.
우리 정부 역시 오는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최대 60%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키로 하고, 현재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61기 중 28기(基)를 폐쇄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여서 그 시사점에 대해 더더욱 관심이 간다.
■2026년 하이퍼스케일러 전력공급 계약의 핵심으로 부상...주목할 부분은?
동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대규모 전력 확보 움직임이 점점 더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원전과 재생에너지, 천연가스 등 전력생산 에너지원을 가리지 않고 모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는 아마존(AWS), 마이크로소프트(Azure), 구글(GCP), IBM 등과 같이 수천 개의 서버와 방대한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갖춘 초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확장 가능한 클라우드 컴퓨팅 및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를 의미한다.

가령, Google의 경우 미국 최대 에너지 개발업체인 NextEra Energy와 2024년 재생에너지+ESS 자산을 통한 PPA 계약을 체결했고, 2025년 10월에는 Duane Arnold 원자력발전소 재가동을 통한 전력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Meta 역시 2023년부터 NextEra Energy 태양광 자산에서 테네시 데이터센터용 전력을 공급받기 시작했고, 2027년에는 Constellation 재가동 예정인 Crane Clean Energy 원전을 통해서도 전력을 공급받게 된다는 것.
지난주에는 오하이오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Oklo, Vistra, Terra Power 등 미국 주요 원전업체 3곳과 발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한 상태여서, 여전히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올해도 이들의 PPA 공급계약 체결은 잇따라 발표될 것이라는 것이 전 연구원의 전망이다.
■계속가동 명령으로 계획대로 폐쇄 못하는 美석탄발전소들...시사하는 바는?
전 연구원에 따르면 전력수요 급증으로 모든 발전원이 성장기를 누리고 있음에도 변하지 않는 일종의 암묵적 룰은 석탄발전소의 폐쇄 및 축소였다. 유럽/미국 등 대부분 선진국들은 2030년 전후로 석탄발전소 완전 퇴출을 목표하고 있었고, 인도/중국도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속도를 점점 늦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국은 뚜렷하게 과거로 다시 회귀하는 모습이다. 대선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석탄 산업 부흥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는데, 2025년 말 폐쇄 예정이던 석탄발전소들의 계획을 철회시키고 계속가동을 명령하는 등 최근 그 공약을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DOE는 전력수요가 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발전소 폐쇄 속도가 가속화되면 정전 등 전력망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 12월에만 워싱턴(Centralia), 인디애나(Schahfer, Culley) 등의 석탄발전소 폐쇄를 거부했다.
또 지난주에는 1/1 기점으로 폐쇄 예정이던 콜로라도 Craig #1 석탄발전소도 계속가동을 명령했는데, 해당 발전소는 대기오염 감축을 위한 ‘Regional Haze Program’ 이행안으로 주정부가 5년 전부터 폐쇄를 준비했던 것임.
특히 콜로라도 Craig #1 발전소의 경우, DOE 뿐 아니라 자연환경 보호가 주 목적인 환경보호청(EPA)마저 폐쇄승인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사뭇 느낌이 다름. 확실히 트럼프 행정부는 비용이나 환경문제를 개의치 않고 전력 공급량 증가를 최우선순위로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어쩌면 석탄발전의 때아닌 호황을 볼지도...수혜는 광산업체들이 볼 것
비록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석탄발전에 관심이 전혀 없지만, 적어도 트럼프 행정부는 신규 발전원들이 그리드에 연결되어 전력 수요가 안정적으로 충족될 때까진 석탄발전을 계속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라는 것이 전 연구원의 판단이다.
정부의 이런 압박 속에서 발전소들은 계획에 없던 추가 가동과 보수 관련 비용이 발생하고, 그 비용을 어떻게 정산 받을지도 확정되지 않은 만큼 향후 수익성에 대한 부담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반강제적이지만 발전소들의 운영 기간이 길어지면 대표적 좌초자산이었던 석탄산업 전반의 수명이 보다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수 있는 곳은 미국 석탄 생산업체들인데, 신규 발전소 유입 부재 및 노후 발전소 폐쇄로 지난 20년간 발전용 석탄 수요는 꾸준히 감소했고, 트럼프 집권 시기를 제외하면 석탄 산업에 대한 규제도 엄격해졌다.
이로 인해 미국 발전용 석탄 주요 생산업체 중 하나인 Core Natural Resources 광산 이용률(=가동률)은 2005년 73%에서 2024년 43%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2025년에는 전력수요 증가와 노후발전소 폐쇄 지연 등에 따라 50%를 기록, 7년 만에 최고치로 반등했고, 미국 최대 발전용 석탄 생산업체인 Peabody 또한 2025년 PRB 발전용 석탄 생산량 가이던스를 연초 72~78 백만톤에서 80~84 백만톤으로 상향하는 등 확실히 최근 들어 물량 증가에 대해 이전보다 긍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것이 전 연구원의 평가다.
물론, 이를 중장기적 추세라 볼 수 없고, 석탄발전의 좌초자산화도 결코 피할 수 없는 방향인데다 Q(물량) 증가 외에 P(가격) 반등세가 뚜렷하게 동반되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과 확실히 달라진 점은 미국의 전력수급이 타이트해졌고, 석탄산업에 대한 행정부 스탠스도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전 연구원의 판단이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서 적어도 트럼프 집권 기간 동안은 미국 석탄업체들의 숨통이 보다 트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발전원별로 나누어 보면 여전히 천연가스와 원전 관련 밸류체인 선호도가 가장 높지만, 현 시점에서는 에너지 섹터 내에서 미국 석탄 산업 밸류체인, 특히 발전소보다는 석탄 생산업체(Peabody, Core Natural, Alliance Resource 등)에도 관심을 가져볼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우리 역시 인공지능(AI)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설정, 데이터센터 설립에 적극 나서려는 상황에서 이 같은 미국의 사례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