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한때 시대의 유행처럼 여겨지던 ESG를 둘러싼 기류에 심심찮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만들어낸 것이 바로 미국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금융 정책의 급격한 조정으로 인한 파장이 글로벌 ESG 시장 전반에 구조적인 불확실성을 불러온 것이다.
더 심각한 건 트럼프 정부의 노골적인 반(反)ESG 기조가 세계적 흐름을 뒤흔들면서 탈(脫)탄소 투자의 마지막 보루로 평가받던 유럽에서조차 ESG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심심찮게 등장하는 ESG 후퇴론의 근거인 셈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들이 ESG 후퇴론에 힘을 싣고 있지만 한번 터진 거대한 물꼬가 진압될 것이라는 발상은 오해에 가깝다. 2023년 MSCI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기관 투자자의 74%가 ESG 성과를 장기투자의 핵심요인으로 평가하고 있을 정도로 여전히 핵심적인 평가 기준이기 때문이다.
◆ 비용만 증가시키고 실질적 성과는 없는 ESG
최근 들어 ESG 후퇴론을 입에 담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장 주된 이유는 달라진 미국의 행보에 있다. 미국의 재채기 한 번에 독감을 앓아야 하는 세계 각국의 입장을 고려해보면 딱히 틀린 이야기만은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반ESG 행보는 끊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 취임 직후 파리협정 재탈퇴를 공식화했고 UN 기후 피해 기금 이사회에서도 탈퇴하는가 하면 전기차 정책 재조정과 차량 배기가스 배출 규제 완화를 연달아 선보였다.
뿐만 아니다.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규제 유예 발표와 함께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보조금도 축소하면서 부정적인 흐름을 심화시키고 있다. ESG를 '기업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치적 도구’로 묘사할 정도로 트럼프 정부의 입장은 노골적 그 이상이다. '비용만 증가시키고 실질적 성과는 없다’거나 '이념적 논쟁일 뿐’이라는 ESG 회의론자들의 주장을 맹신하는 듯한 모양새랄까.
파장이 커지지 않을 수 없다. 미국 ESG펀드의 자금 유출이 뒤따른 건 당연한 시장의 흐름이다. ESG 펀드 자금 유출이 장기화되며 2025년 1분기에는 61억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고, 신규 ESG 펀드 출시도 사실상 중단됐다. ESG 정책의 불확실성과 반ESG 정치 기조 확산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된다.
미국의 흐름 변화는 곧 글로벌 금융기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ESG 펀드 자금 유출이 장기화되며 2025년 1분기에는 61억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고, 신규 ESG 펀드 출시도 사실상 중단됐다. ESG 정책의 불확실성과 반ESG 정치 기조 확산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시장의 반응 역시 대동소이하다. 미국 대형은행들이 Net Zero Banking Alliance(NZBA)에서 잇따라 탈퇴하며 탄소중립 목표를 철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웰스 파고, 씨티그룹, JP모건 등은 ESG 조사 부담과 그린워싱 논란을 이유로 탈퇴를 선언했고, 캐나다·영국·호주·일본의 주요 금융기관들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HSBC와 UBS, RBC 등은 기후 목표를 수정하거나 철회하며 지속가능금융 전략을 재조정 중이다.
더 이상 ESG가 황금알을 낳아줄 수 없다고 믿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그룹이 미국의 경쟁마인 유럽과 중국이다. 그들은 여전히 ESG 확대를 통해 기업 경쟁력,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로 한국형 ESG 평가 체계 구축해야
2025년 2월, EU 집행위원회는 '옴니버스 패키지 법안'을 발표했다. ▲ESG 공시대상 기업의 범위 축소 및 공시 일정 유예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자발 공시 기준 마련 ▲산업별 세부 공시 기준 삭제 ▲인증 요건 완화 및 협력사 실사 범위 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이 법안은 ESG 공시체계를 보다 실효성 있게 다듬으며 여전히 글로벌 기준을 이끌고자 하는 흐름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규제를 합리화하고 행정부담을 줄이되, 기본적인 공시 프레임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여전히 ESG는 신뢰와 지속가능성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수치로 증명해 가는 도구이며 투자사·고객사·글로벌 파트너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국제적 언어’임을 의심치 않는다는 뜻이다. 중국의 행보 역시 이를 수렴하는 모양새다.
중국은 미국과는 대조적으로 기후 리스크 대응과 ESG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2025년 1월 에너지법 시행과 4월 전면적 탄소감축 계획 발표를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기술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녹색채권을 활용한 자금 조달과 해외 친환경 프로젝트 확대를 통해 국제적 입지를 넓히고 있다.
우리는 어떨까. 전체적으로 보면 전략적 대응 강화를 통해 ESG 체계 구축을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ESG 공시 제도화를 위한 준비를 지속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초안을 발표했다.
해당 초안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기준을 바탕으로 국내 실정에 맞게 재구성되었으며, 일반사항과 기후 관련 공시사항, 정책 목적에 따른 추가 공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금융당국은 2026년 이후 ESG 공시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며,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는 기업 및 투자자 의견을 반영해 기준의 정합성과 정보 유용성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ESG 정책의 혼란 속에서도 국내는 공시 제도화를 통해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을 유지하면서도 한국형 ESG 평가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냉정하게 보면 ESG는 여전히 과도기 속에 놓여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미국의 반ESG 기조를 마냥 무시할 순 없지만 결국은 기업이 시장과 사회를 앞장 서서 이끌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문법인 것만은 분명하다. 지금의 일보후퇴가 내일의 이보전진을 위한 도움닫기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지금은 내실 있는 대응책 마련에 힘써야 할 시간이다.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한때 시대의 유행처럼 여겨지던 ESG를 둘러싼 기류에 심심찮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만들어낸 것이 바로 미국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금융 정책의 급격한 조정으로 인한 파장이 글로벌 ESG 시장 전반에 구조적인 불확실성을 불러온 것이다. 더 심각한 건 트럼프 정부의 노골적인 반(反)ESG 기조가 세계적 흐름을 뒤흔들면서 탈(脫)탄소 투자의 마지막 보루로 평가받던 유럽에서조차 ESG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심심찮게 등장하는 ESG 후퇴론의 근거인 셈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들이 ESG 후퇴론에 힘을 싣고 있지만 한번 터진 거대한 물꼬가 진압될 것이라는 발상은 오해에 가깝다. 2023년 MSCI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기관 투자자의 74%가 ESG 성과를 장기투자의 핵심요인으로 평가하고 있을 정도로 여전히 핵심적인 평가 기준이기 때문이다. ◆ 비용만 증가시키고 실질적 성과는 없는 ESG 최근 들어 ESG 후퇴론을 입에 담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장 주된 이유는 달라진 미국의 행보에 있다. 미국의 재채기 한 번에 독감을 앓아야 하는 세계 각국의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2024년 대한민국의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6억 9,158만 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잠정치보다 약 1,419만 톤 줄어든 수치로 2% 감소한 것이다. 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2024년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을 산정한 결과,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전년 대비 줄어든 온실가스량이 반가운 대목이지만 아쉬움 역시 존재하는 결과다.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약 2억 톤을 추가로 줄여야 하는데 현재와 같은 페이스라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때문이다. 단순 계산으로는 매년 3.6% 이상 감축해야 목표량에 도달할 수 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온실가스 배출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산업 부문 배출량이 오히려 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수송, 냉매 부분의 정체 현상 역시 꺼림직함을 더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전환 없이는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 산업·수송·냉매 부문이 만든 탄소 정체 구간 조속히 벗어나야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부분은 단연코 산업 부문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그의 향방에 따라 온실가스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WWF(세계자연기금)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해 제네바에서 열린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속개 회의(INC-5.2)가 협상 결렬로 마무리된 데 깊은 실망감을 표명했다.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대다수 국가들이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협약 체결 의지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합의(consensus)’ 중심의 협상 방식이 걸림돌이 돼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WWF는 이러한 절차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WWF 글로벌 플라스틱 정책 책임자이자 WWF의 INC-5.2 수석 대표인 ‘자이나브 사단’은 “이번 제네바 회의 결과는 지역사회, 과학자, 기업 및 시민 모두가 원했던 결과와 동떨어진 실망스러운 결말”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 대다수 국가가 법적 구속력을 갖춘 강력한 협약을 지지했지만, 소수 반대국과 ‘합의(consensus)’ 중심의 절차가 이를 무산시켰다”며 “이제 각국 지도자들은 소수 국가의 반대를 넘어, 대다수 국가의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민혜 한국WWF 사무총장은 이번 협상 결렬에
[[산업경제뉴스 민혜정 기자] 빙그레 미국법인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에서 주최하는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후원한다. 경축식은 17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개최되며 캘리포니아주 북부 지역 거주 한인들이 참석해 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선열들을 기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는 한인 이민자들이 중심이 된 미주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꼽힌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1912년 독립운동 단체 ‘대한인국민회’를 조직하고 이듬해 ‘흥사단’을 창립하는 등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발한 국권 회복 활동을 펼쳤다. 이번 경축식에는 해외에서 유일하게 생존 중인 이하전 애국지사가 경축식 명예 대회장을 맡는다. 지난해 빙그레는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이하전 지사를 찾아 나라를 위한 헌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의 일환으로 맞춤 한복 세트를 포함해 감사패,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 등을 전달한 바 있다. 한편, 빙그레는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 캠페인 ‘처음 듣는 광복’을 시행했다. ‘처음 듣는 광복’은 AI기술로 광복의 함성을 재현하여 독립운동가의 희생을 기리는 캠페인으로 공개 이후 도합 9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최근 한국을 덮친 물폭탄은 갖가지 피해를 야기시키며 환경을 더럽히고 있다. 침수된 주택, 떠내려간 비닐하우스, 망가진 축사 등 집중호우가 할퀴고 간 상흔은 너무도 선명하다. 이는 비단 육지에서만 발견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 바다 역시 집중호우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과 하천을 따라 흘러든 쓰레기들이 해안가를 뒤덮으며, 어업과 생태계, 관광지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인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 단순히 보면 미관상의 문제에 불과하달 수도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렇게 바다를 메운 쓰레기는 결국 해양 생태계는 물론이고 지역 경제에까지 심각한 손상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처럼 집중호우로 밀려온 다량의 쓰레기 사태는 일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평상 시의 바다 역시 심각한 쓰레기 문제에 시달리고 있기는 별반 다를 바 없다. 이를 제어하지 못한다면 필연적으로 생태계 파괴와 수산업 피해, 관광지 이미지 훼손, 그리고 인간 건강까지 위협받게 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바다 위를 떠도는 쓰레기를 방치할 수 없는 이유다. ◆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 연간 9만톤 육박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하천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는 연간
[산업경제뉴스 민혜정 기자] ‘월스트리트 투자마스터 월가쇼크브리핑’으로 유명한 서재익 박사가 한국ESG위원회 회장에 재취임하며 한국 ESG 생태계의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지난 11일 재취임 기자회견에서 "ESG 2.0 시대를 열어 한국을 아시아 ESG 허브로 만들겠다"며 향후 비전을 제시한 것. 이로써 서 박사는 2023년 한국ESG위원회 창립 초대 회장을 맡아왔으며, 이번 재취임으로 한국 ESG 정책과 기업 경영의 나침반 역할을 계속하게 됐다. 그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ESG 경제학(ESG Economics)'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창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나금융투자 전무 출신으로 월스트리트 투자마스터로서의 실무 경험과 한국항공대 경영학 박사, 연세대 경제학 석사 등 탄탄한 이론적 배경을 겸비했다. 또한 그는 한국인으로서는 드물게 주한 뉴질랜드상공회의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특히 영연방 국가들의 경제인 및 상공인들과 폭넓고 견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인물이다. "숫자 너머의 진실, 위기 뒤에 숨은 기회를 해부하는 남자"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서재익 박사는 전통 경제학이 놓치고 있던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정량화하여 경제 분석에 접목시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음식료, 은행 등 산업계가 오는 15일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마음으로 이를 기념하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 전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빙그레, 광복 80주년 기념 ‘처음 듣는 광복’ 캠페인 시행 빙그레는 국가보훈부와 함께 독립운동 캠페인 ‘처음 듣는 광복’을 시행하고 있다. ‘처음 듣는 광복’은 80년 동안 기술적 한계로 전해질 수 없었던 광복의 소리를 후손들이 처음 들어볼 수 있도록 광복 당시 실제로 울려 퍼졌던 만세 함성을 재현해, 소리 없이 잊혀가던 광복의 의미를 일깨우고 독립운동가의 희생을 기리는 캠페인이다. 특히 독립운동가 후손의 증언, 역사학자의 자문, 사료와 문헌 기록 수집 등 역사 고증과 1945년 당시 장소, 시간, 날씨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AI 기술로 광복의 함성을 구현하며 청각적 몰입감과 울림을 더했다. 빙그레는 AI로 구현한 광복의 소리를 ‘백범김구기념관’에 기증해 역사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또한 광복의 소리를 그래픽과 함께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팝업 전시도 마련한다. 또한 빙그레는 오는 16일까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시민들이 구현된 광복의 소리를 서라운드 사운드로 감상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