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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 Review

한국경제 4대 산업 '맏형'들, 중국 약진에 휘청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건설...중국 약진에 고전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전자, 자동차, 철강, 건설 등 주요 4개 산업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업계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은, 전자업종에서는 삼성전자, 자동차에서는 현대자동차, 철강에서는 포스코, 건설에서는 현대건설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지난 수십년간 각 부문에서 우리 산업을 이끌며 해외로 활발하게 진출해 우리나라를 수출강국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최근 이들은 경영실적이 오락가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중국 기업들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세계 곳곳에서 '업계 맏형'들과 마주치는 중국 업체들은 저렴한 인건비와 막대한 자금은 물론 최근에는 우리에 버금가는 기술력과 정치적 영향력까지 더해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한다. 재계 일각에서는 중국과의 경쟁보다 새로운 협력구도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 '업계 맏형'들의 최근 5년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실적 추이를 보면 안정된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들쑥날쑥 하거나 증가율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2014년 이후 2016년 까지 이들의 매출·영업이익 증가율을 보면 삼성전자 포스코 마저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거나 성장률이 크게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2017년에 와서야 삼성전자와 포스코는 큰 반전을 보인 반면 현대자동차와 현대건설은 올해까지 여전히 계속되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이들의 부진과 불안한 모습은, 우리경제 전체의 직접적인 침체와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들 맏형들이 조속히 안정된 성장세로 돌아와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 삼성전자...스마트폰 부진을 반도체로 만회했지만 반도체 편중 극심 


IMF 사태 이후 세계적인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함께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전자부문 1 등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이후에도 스마트폰으로 호조세를 이어가며 세계 1 등 기업의 위상을 탄탄히 다졌다.


하지만 2014년 부터 화웨이, 샤오미, 비포, 오포, 메이주 등 중국 후발 스마트폰 업체에 시장을 뺏기며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기 시작해 업계는 물론 재계 전체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런 가운데 분기당 2조원 대의 영업이익에 그쳤던 반도체 부문이 2016년 하반기부터 급성장하며, 2017년 4분기에는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회사 전체 이익도 2017년에 연간 53조 6450억원으로 역대 최고 이익을 기록하고 올해 들어서도 분기마다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로 다시 큰 이익을 내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영성과에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도 한편으로는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진 사업구조에 우려를 표명한다.


올 상반기 반도체 부문이 회사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로 모바일부문 21%의 4배에 육박한다. 반도체 부문의 이익이 크기도 했지만 분기당 4조원의 이익을 내던 모바일 부문이 2조원대로 위측된 것도 한 원인이다.


더욱이 최근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고, 중국 스마트폰이 3~4년만에 삼성과 애플을 따라잡은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삼성의 지나친 반도체 편중은 삼성전자는 물론 우리 경제 전체의 큰 고민거리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 현대자동차...반등없이 계속되는 이익감소, 생산효율·판매관리 등 구조적 문제 지적  


현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3.46%를 기록했다. 2년 만에 수익성이 반토막이 났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사업구조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매출은 그나마 조금씩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13년 8조원 대에서 지난해 4조원대로 반토막 났고 올 상반기에도 1조 6321억원을 기록해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매출은 늘고 있는데 이익이 지난 5년 동안 한번의 반등도 없이 계속 감소만 하고 있는 모습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기업이 사업을 하다보면 경영환경 변화 등에 따라 이익이 감소할 수도 있지만 매출 증가에도 지속적으로 이익이 줄고 있는 건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회사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매출이 10% 늘어난데 비해 매출원가는 16%, 판매관리비는 93%, 금융비용은 103%나 늘어난 것에 대해 생산성과 관리효율, 자금관리 등 경영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포스코...중국 철강과 국제 철강가격 등 외부요인에 좌지우지


중국 철강의 저가공세에 시달리며 설립 후 처음으로 적자까지 기록했던 포스코가 지난해 오랜만에 매출과 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를 웃도는 실적을 보여 연말까지 좋은 경영성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포스코의 이러한 성장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위험요소가 남아 있다는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지난해와 올해의 실적증가가 국제 철강가격의 상승과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의 하락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이런 국제 시세의 변동은 중국 철강업계가 내부적으로 가혹한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철강때문에 적자까지 났던 포스코가 중국 철강때문에 실적이 크게 호전된 셈이다.


2015년 톤당 500 달러까지 떨어졌던 열연철강 가격이 2017년 600 달러 대로, 그리고 올들어서는 900 달러 까지 치솟았다. 반면 원재료인 철광석의 가격은 5년전 톤당 130 달러에서 올해 70 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업계는 포스코의 자체적인 제품·생산·판매 경쟁력 보다는 포스코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환경 변화로 실적이 좋아졌기 때문에 언제라도 외부환경이 달라지면 또 다시 부진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는 그동안 중국 철강이 흉내낼 수 없는 프리미엄제품을 통해 부진을 탈피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국 부진 탈피는 중국 철강과 국제 시장에 의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 현대건설...중국 건설에 뺏긴 주력시장 찾아오지 못해  


현대건설은 지난 수십년 동안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에서 커다란 성과를 올리며 한국 건설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중동과 아프리카에서의 수주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현대건설의 오랜 증가세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대건설은 유가하락과 지역 정치상황 등의 이유로 중동 수주가 감소했다고 설명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그와 함께 또 다른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건설의 약진이 큰 이유라고 설명한다. 세계적인 건설전문지 ENR(Engineering News-Records)에 따르면 세계 250대 건설사 순위에서 해마다 우리 건설사들이 뒷순위로 밀리고 있는 가운데, 그 자리에 중국 건설사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ENR이 발표한 세계 건설사 순위에서도 중국 건설사들은 상위 10위 안에 3개사의 이름을 올렸고, 100대 건설사 안에도 작년보다 3개 늘어난 25개 회사가 진입했다. 우리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을 비롯해 8개사가 100위안에 포함됐고 순위도 뒤로 밀렸다.


이렇게 중국 건설사들이 세계시장에 나서면서 연간 600~700 억 달러에 이르던 우리의 해외건설 수주가 지난해에는 290억 달러로 감소했고 올해도 9월 초까지 208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 "중국 업체와의 경쟁과 협력 구조 재정립해야"


세계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우리 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는 전자, 자동차, 철강, 건설 등에서 업계를 리딩하고 있는 우리 업체들이 국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리고 그 우려의 시작점을 따라가 보면 늘 중국 업체들의 급속한 성장과 맞닥뜨린다.


스마트폰으로 세계를 호령하던 삼성전자도, 세계 3위를 넘보던 포스코의 철강도, 중동을 우리 건설수주의 텃밭으로 만들며 경제발전의 선봉이 됐던 현대건설도 중국의 벽에 부딪혀 실적이 감소하거나 미래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업체들은 여전히 새로운 기술과 제품 개발,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중국을 뛰어넘겠다고 강조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들의 최근 5년 실적과 해외에서 마주치는 중국 업체들의 급속한 발전을 목격하고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반도체 설비를 만들고 있는 중견기업의 간부는 "더이상 중국이 값싼 인건비와 저가 제품만을 무기로 세계시장에 나오는 게 아니다"면서, "올 연말이나 내년부터 쏟아져 나올 중국 반도체의 품질은 우리의 수준과 거의 비슷한 데도 가격은 20~30% 싸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의 빛을 감추지 못했다.


철강업계 한 임원은 "우리가 만들어 낸 「중국이 흉내낼 수 없는 첨단 제품」은 아직 수요가 많지 않고 실제 수요가 많은 첨단제품은 우리가 아직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서 매출과 이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형 건설사 한 간부도 "지난 50년 동안 우리 건설이 해외에서 하는 역할은 단순 노무에서 현장관리로 상승했을 뿐"이라며 "여전히 기획, 설계, 감리 등 고부가가치 작업은 선진국 건설사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은 우리보다 저렴한 인건비와 막대한 자금력, 그리고 이제는 기술력과 정치적 영향력까지 갖추고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우리 업체들이 아직도 중국을 저가 제품이나 생산하는 국가라고 생각한다면 최근 몇 년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서 "이제는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기 보다, 우리의 오랜 경험과 아직은 앞서고 있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중국의 자금력과 인건비, 세계 네트워크 등을 결합해 함께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등 대결보다 협력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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